‘한 때 잘 나갔는데…’ 고금리에 애물 단지 된 미국 주식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05.09 16:42:20
입력 : 2024.05.09 16:42:20
연준 고금리 정책·인플레 먹구름
‘선결제후지불’ 핀테크 기업 약세
쇼피파이 매출 둔화 경고 나오자
어펌 주가도 하루 새 10% 급락
학자금 대출앱 소파이, 올해 27%↓
씨티그룹 CEO “연착륙 힘들어”
저소득층 부담 커져 소비 주춤
‘선결제후지불’ 핀테크 기업 약세
쇼피파이 매출 둔화 경고 나오자
어펌 주가도 하루 새 10% 급락
학자금 대출앱 소파이, 올해 27%↓
씨티그룹 CEO “연착륙 힘들어”
저소득층 부담 커져 소비 주춤

보복 소비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했던 미국 핀테크 기업들 주가가 고금리 장기화 여파를 맞아 수렁에 빠졌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에 이어 영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만큼은 금리 인하 시간 끌기에 나선 탓이다.
은행·카드사 등 기존 금융주와 달리 성장 기업에 속하는 핀테크 업체들의 경우 배당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점매수세 유입에 따른 주가 반등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핀테크 간판기업인 어펌(AFRM) 주가가 전날보다 9.51% 급락해 1주당 31.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전 회사가 발표한 2024회계연도3분기(올해 1~3월) 실적이 월가 예상보다는 좋았지만 북미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SHOP)가 올해 매출 성장세 둔화를 경고하면서 쇼피파이 결제 협력사인 어펌 매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매도세로 이어진 결과다.
쇼피파이는 이날 하루 주가가 약 19% 떨어졌다.
이날 어펌이 공개한 분기 주요 실적을 보면 총 순매출은 5억7616만달러이고 1주당 순손실을 0.43달러로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 평균(총 순매출 5억5000만달러·1주당 0.70달러 순손실)를 웃돌았다.
어펌을 통한 총상품판매량(GMV)도 63억달러로 월가 기대치 평균(60억달러)와 작년 동기 실적(46억달러)을 넘어섰다. GMV는 전자상거래업체 주요 매출 지표 중 하나로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상거래업체 총 매출액을 말한다.
어펌 경영진이 제시한 실적 목표치도 월가 기대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다가 오는 분기(4~6월) 매출이 5억8500만~6억500만 달러, GMV눈 67억5000만~69500만 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월가 기대치 평균(매출 5억7870만 달러·GMV 66억5000만 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어펌 주가는 32% 떨어진 상태다.
미국 내 고금리·인플레이션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선구매후지불(BNPL) 결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지난 해 말부터 금리 인하론에 선 그으며 현재 고금리 정책을 강조해왔다.

어펌 외에 또 다른 핀 테크 기업인 블록(SQ)과 소파이(SOFI) 역시 올해 주가가 순서대로 각각 약 2%, 27% 떨어졌다.
이는 미국 3개 대형 카드사인 마스터카드(MA)와 비자카드(V),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 주가가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올해 주가가 각각 8%,7% 올랐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25% 상승했다. 카드사 역시 고금리·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신용 대출 연체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핀테크 기업들과 달리 주주 배당을 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저소득층 소비 여력이 줄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밀켄컨퍼런스에서 “금리 인하 없이 현재 고금리 상태에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없다”면서 “부유층은 물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출을 이어가지만 저소득층은 소비를 꺼려하는 식으로 ‘K형 소비’행태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로 저소득층이나 청년층이 이용하는 BNPL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바클레이즈는 어펌 목표가를 기존 50달러에서 41달러로 낮췄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올해 3월 집계를 보면 작년 미국 내 신용카드 이자·수수료 규모는 1570억달러로 집계됐으며 이와 관련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13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사정이 악화되자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연준이 올해 안에 한 차례 이상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들며 핀테크 기업들 저점매수 기회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8일 미즈호 증권은 “어펌의 쇼피파이 매출 의존도는 10% 정도에 그친다”면서 “올해 매출 둔화 우려는 지나치기 때문에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6일 시티그룹은 블록 실적 개선 가능성을 들어 블록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86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6·27 규제는 맛보기”라는 李대통령…더 센 카드 뭐가 나오나
-
2
산업장관 후보자, 두산에너빌리티 등 '이해충돌주' 처분에 관심
-
3
소상공인에 법인사업자까지 줄폐업…추경이 반전 불씨될까
-
4
'사업자대출 꼼수'로 주택 매수 차단…금융당국 이달 전수점검
-
5
재계, 상법 개정에 대응 고심…황금주 등 경영방어수단 도입 촉구
-
6
'6억원 제한' 초강수에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 '반토막' 났다
-
7
작년 폐업자 100만명 처음 넘었다…소매업·음식점이 거의 절반
-
8
롯데타운 잠실, 포브라더스 등 '면요리 전문점' 잇달아 입점
-
9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 '바닥' 찍었나…하반기 반등 해법은
-
10
'갤럭시 Z 플립·폴드 7' 9일 공개…울트라급 성능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