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재투자 수익률 쏠쏠했는데”…금투세 도입땐 장기투자 사라질판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4.05.27 15:39:22 I 수정 : 2024.05.27 19:33:20
코스피 배당금 재투자 시
13년간 70% 수익 성과
금투세 도입땐 상폐 우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배당금 재투자 시 수익률이 단순 지수 투자 대비 2배 가량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성과가 뛰어난 투자전략이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땐 강제로 배당금을 지급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의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한 토털리턴(TR) 지수의 지난 2011년 1월 출시 후 누적 수익률은 70.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의 단순 누적 수익률은 34.99%에 불과했다.

배당금 재투자 여부에 따라 장기 수익률이 2배 가량 차이가 난 것이다. 코스피200지수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2% 정도다. 절대적 수치 측면에서 고배당률이라고 볼 순 없지만 배당금 재투자 여부가 지난 13년 동안 장기 수익률의 큰 차이로 벌어진 셈이다.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배당금 재투자를 통해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을 복리의 마법이라고 부른다. 가치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복리 투자를 즐겨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재투자한다.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TR 투자전략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연평균 배당수익률이 4%를 웃도는 코스피 고배당50 TR지수의 2011년 이후 누적 수익률은 248.42%에 달한다.

배당금 재투자 전략은 절세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배당금을 받게 되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TR 전략을 활용하게 되면 수익 실현 전까진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배당락도 없다.

하지만 TR 상품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에 투자심리가 죽은 상태다. 금투세 도입을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모든 집합투자기구는 매년 결산, 분배해야 한다’는 조항이 TR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확대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주요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TR ETF의 올해 개인투자자 합산 순매수액은 35억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매수세가 실종됐다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도입 시 결국 TR 상품도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배당금 재투자란 투자 매력이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금투세 우려와 함께 최근 월배당 열풍도 TR 상품 소외로 이어지고 있다. 매월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배당금 재투자로 인한 복리 효과 극대화보다 ‘제2의 월급 받기’에 집중하는 투자 트렌드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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