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1세대로 민주노총 출신인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상생임금위원회에서 사퇴하라"는 민주노총의 요구를 거절했다.
상생임금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자 처우의 양극화 문제(이중 구조)를 해소하고 임금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만든 전문가 위원회다.
한 사무총장은 24일 성명을 통해 "상생임금위에서 사퇴하라, 한쪽에서는 돌멩이를 던지고 한쪽에서는 밧줄을 던진다. '윤석열 정부인데 어찌 그럴 수 있느냐'며 빨리 떨어져 죽으라고 던지는 돌멩이는 그대로 얻어맞을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심각한 임금·소득 이중 구조 문제를 개선하려면 지불 능력, 근로기준법 안과 바깥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바깥노동(하청, 영세 소상공인, 플랫폼 근로자, 개인사업자 등) 근로자에게 연소득 3000만원은 보장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노사, 국가와 사회가 연대하며 바깥노동을 보듬어 안아 이중 구조를 해소한다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상생임금위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한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에서) 상생임금위 사퇴 및 전태일재단 사퇴 요구를 받았다. 전태일재단과의 사업에 대한 후속 조치까지 경고했다"고 했다. 그는 "상생임금위 참여는 천 길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린 형국이지만 뛰어내린 이유는 '바깥의 노동'과 손을 잡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고 했다. 한 사무총장은 "한쪽에서는 '그만 욕먹고 지금이라도 사퇴하라'며 밧줄을 던진다"면서 "던지는 밧줄도 혼자 잡고 올라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상생임금위 활동을 지속하며 바깥노동에 있는 근로자들과 연대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낭떠러지 밑바닥의 돌을 치우고 매트리스를 까는 전국 노동현장 곳곳과 각계의 응원 목소리를 얻고 계속 떨어지겠다. 노와 사, 정치, 언론, 지식인 등 온 사회가 마음을 모아 연대의 밧줄을 내리면 바깥노동과 함께 그 밧줄을 잡고 오르겠다"고 했다. 그는 1990~2000년대 주 5일제 쟁취 등 대정부 투쟁에 앞장섰던 노동운동 1세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