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세상을 바꿀 것”...세계 최강국도 올인, 모든 사람이 빠져들었다는 이것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5.13 05:49:07
미국이 가상화폐 올인한 이유
미래 금융환경 결국 블록체인
金·주식 등 모든 자산 토큰化
가상화폐로 경제패권 공고화


체인링크의 창업자 세르게이 나자로프


“천천히, 그러다 한순간에(Slowly, then all at once).”

전 세계 시가총액 12위, 112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가상화폐인 체인링크의 창업자 세르게이 나자로프는 1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생태계의 발전에 대해 “이제 ‘천천히’ 단계를 지났으며 ‘한순간에’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표현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소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며 하는 말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블록체인 업계의 발전도 천천히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고 이제 모든 사람들이 한순간에 빠져드는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나자로프 창립자는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가상자산 서밋’에 체인링크를 대표해 참석했다. 체인링크는 리플(XRP)과 함께 백악관의 초대를 받은 단 2개뿐인 가상자산 프로젝트다.

체인링크는 블록체인상에 등록된 실제 세상의 데이터에 대해 정확성을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은 누구도 신뢰하지 않고도 신뢰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네트워크다. 블록체인 안에서 완결성은 있지만, 블록체인 외부의 정부가 내부에 입력될 때 취약점이 발생한다.

예컨대 오늘 서울 날씨라는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올라왔다고 가정하자.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누구나 데이터를 등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데이터가 거짓말일 가능성도 높다.

체인링크는 블록체인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입력하는 데 집중한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 값을 확인하는 탈중앙화된 여러 개의 검증자를 두고 이들이 합의를 이루게 하는 식이다.

나자로프는 “체인링크는 일종의 진실 기계(Truth Machine)”라면서 “결제, 신원 확인 등 진실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체인링크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체인링크는 가상자산 제도화 트렌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금융과 결합되기 위해선 실제 은행에서의 잔액이나 특정인 신원, 부동산 소유 정보 등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체인링크가 수년간 구축해온 인프라스트럭처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나자로프는 “예전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내가 왜 블록체인을 신뢰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주로 받았다”며 “최근엔 자산의 토큰화에 우리도 참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 주도로 급격히 제도권 금융과 결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필두로 유수의 금융기관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뒤 411억달러(약 58조원)가 순유입됐다. 트럼프는 미국 국채 문제를 해결하고 달러 패권을 강화하고자 1달러를 담보로 1개의 코인이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장려하고 있다.

나자로프는 “미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다음 버전이 블록체인화된 형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정치권 입장에서도 이미 많은 미국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수준이 됐다”며 “금융의 블록체인화와 더 많은 유권자가 가상자산을 보유하는 현상이 점점 가속화할수록 미국의 관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체인링크는 2017년 첫선을 보인 프로젝트다. 오랜 기간 개발에 힘을 들여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투자자에게서 실질적인 유용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도 받아왔다.

나자로프는 “그간 선진국에선 가상자산을 통한 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블록체인의 유용성을 보지 못했지만 신흥시장에선 비트코인 등을 필두로 일정 수준 이상의 큰 규모의 가치저장을 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토큰화된 금, 법정화폐, 주식, 상품, 증권 등이 10조달러에서 20조달러에 가깝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제 선진국에서도 ‘한순간에’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10만5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10만5039.36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10만50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31일 이후로 처음이다. 이더리움도 최근 7일간 40.31% 급등하면서 코로나19 당시 가상자산 붐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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