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지는 소액주주 "가스공사 배당 안하면 소송나설 것"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3.02.26 17:07:45 I 수정 : 2023.02.26 19:07:34
행동주의 영향 주주제안 급증
올 50곳 넘어, 작년 2배 될듯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도 소송 불사를 외치며 주주제안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년 새 주식 투자 열풍과 함께 개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다음달 정기 주총에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는 상장사가 50여 곳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가스공사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한국가스공사가 삼천리 등 도시가스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미수금 반환 소송과 채권 추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미수금 방치를 이유로 30일 후에 이사·감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을 걸겠다고 경고했다.

소액주주들이 반발한 것은 가스공사가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에도 무배당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간 가스공사는 장부상 순이익 중 최대 40%를 주주에게 배당해왔다. 가스공사는 판매 손실금을 자산 중 하나인 미수금으로 분류하는 회계 처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향후 영업손실을 정부가 정리해주는 것을 전제로 한 방식이다. 적자가 쌓여도 재무제표에는 흑자로 기재될 수 있다. 다만 올 들어 '난방비 폭탄'이 국가 현안으로 떠오르며 비판 여론이 나오자 9조원에 달하는 민수용 가스요금 미수금을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배당을 결정했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2021년 1조8000억원에서 작년 4분기 8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소액주주들은 공사의 미수금 회계 처리 방식이 위법하며, 가스를 수입해 도매로 공급하는 가스공사가 소매업체들에 공급한 가스 요금을 받아 미수금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액주주들이 가스공사를 상대로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가스공사 외에도 올 들어 주주제안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주제안을 정기와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린 상장사는 24일 기준 17곳이다. 나머지 기간까지 포함하면 주주제안을 다음달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상장사가 50여 곳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정기 주총에는 27곳만 주주제안을 올렸다. 주주제안은 주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이사·감사 선임과 해임 등으로 파악된다.

의결권 관련 조사 기관인 인사이티아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대상이 된 국내 상장사는 2020년 10곳에서 지난해 47곳으로 4배 넘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소액주주와 슈퍼개미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소액주주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 따르면 이곳과 연계해 활동하는 소액주주 모임만 30개에 달한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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