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뛰어난 韓기업, M&A 매력 크다"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3.02.26 17:21:40 I 수정 : 2023.02.26 19:07:34
딜로이트 M&A 총괄 인터뷰
해외 확장 쉽고 직원수준 높아
ESG경영 강화나선 韓기업
에너지·자원 등 M&A 유망




마크 시로워 모니터 딜로이트 파트너(오른쪽)와 제프 M 와이렌스 딜로이트 글로벌 FA 리더가 한국 기업들이 인수·합병에서 고려할 점을 조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올해 기준 인수·합병(M&A) 유망 분야는 기술로, 이 분야에 뛰어난 한국 기업 관련 딜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마크 시로워 모니터 딜로이트 M&A 전략 파트너는 "경기 하강기인 올해가 M&A 적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니터 딜로이트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의 전략 컨설팅 부문이다. 시로워 파트너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제프 M 와이렌스 딜로이트 글로벌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리 리더도 "장기간 거래해온 고객이 눈여겨보는 매력적 인수 대상이 한국에 있는 기업"이라며 "한국 시장은 독창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많을뿐더러 새로운 기술과의 접목에도 능한 편이라 마켓 전략을 새로 쓸 수 있다. 교육 수준과 숙련도가 높은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시로워 파트너와 와이렌스 리더는 딜로이트의 M&A 자문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와이렌스 리더는 "접근성이 높은 시장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M&A 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와이렌스 리더는 "지난 40년간 인플레이션, 금리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경기 하락·침체 시기가 6번 있었는데, 모두 다 M&A와의 상관도가 낮았다"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금리가 높다고 얘기하지만 데이터만 놓고 보면 M&A 시장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로워 파트너는 "지난해는 침체기라고 불렸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3조500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M&A 위축이 크게 대단한 규모는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지난 5년 평균을 보면 3조5000억달러로 이는 작년 규모와 같다. 작년에 위축세를 보인 것이 아니고, 여전히 M&A가 활발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M&A가 시장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기업들의 확고한 경영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이렌스 리더는 "한국 기업들도 M&A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에 추천하는 M&A 유망 분야는 에너지, 자원"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자원 분야를 추천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강조되면서 관련 거래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의료 기술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또 와이렌스 리더는 "한국 기업들이 M&A에 나설 때는 실제 딜이 성사된 후 효과를 어떻게 낼 것인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 간에 다른 문화를 통합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당장 인수를 안 하더라도 레이더를 켜고 잠재 인수 대상을 검토해야 적시에 제대로 포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M&A에 나선 기업이 그러지 않은 기업보다 실적이 3배 이상 더 좋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로워 파트너는 "인수 타당성, 자산 가치 평가 등에서부터 철저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실패한 M&A 사례를 보면 이런 부분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 원인인데도 인수 후 통합이 잘 안 됐다거나 최고경영자(CEO)가 인수 결정을 잘못했다고 치부하고 만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M&A 성공의 척도는 단연 시너지라고 강조했다. 두 기업이 하나가 된 후 '3 플러스 알파'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와이렌스 리더는 "매년 자문 M&A 건수가 1만건이 넘는데 가장 기억나는 딜은 글로벌 포천200 기업 안에 든 에코랩"이라며 "M&A를 하고 나서 주가가 1년 후에 2배, 2년 후엔 3배로 뛰었다"고 소개했다. 시로워 리더는 "반대로 실패한 사례는 투자자와 소통에 소홀해 M&A를 어떻게 성공시킬지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 발표 후 주가가 폭락했다"며 "500억달러 규모의 M&A였고, 프리미엄이 100억달러로 20% 정도였는데, M&A를 발표하며 일정이나 계획표도 없이 5억달러 정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만 밝힌 것이 패착이었다"고 전했다.

[김명환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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