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선’ 깨진 항셍지수...깜짝 실적 中빅테크도 하락세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2.27 14:52:02
<사진=연합뉴스>


중국 기술·성장주들이 미·중 갈등 재점화 및 회계 불확실성 대두에 2월 들어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던 홍콩 항셍지수는 2만선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다가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대규모 내수부양 정책을 내놓을 경우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곤 있지만 장기적으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호재와 정책 효과로 인해 상승 추세를 띨 것이란 분석이다.

홍콩H지수는 이달들어 2월 들어 9% 이상 하락했다. 항셍지수 또한 8% 떨어졌다. 항셍지수는 27일 장중 2만선이 깨졌고 1만9000~2만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항셍지수는 홍콩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홍콩H지수는 이중 중국 본토 주식만을 골라 담은 것이다.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로 인한 소비 확산, 경기 부양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중국의 대형 기술주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하다. 중국 인터넷 기술·성장주들을 추종하는 ‘크레인셰어즈 CSI차이나인터넷(KWEB)’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는 2월 들어 16% 하락했다.

중국 대표 기술주인 알리바바 그룹 홀딩(BABA) 주가도 이달 들어 19.24% 하락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468억2000만 위안(약 8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증했다. 하지만 23일 알리바바 주가는 정규시장 개장 전 6% 가까이 급등하다가 이내 매도세가 몰리며 약보합 마감했다.

전자상거래 종목인 징동닷컴(JD), 핀둬둬(PDD)는 가격 인하로 인한 치킨 게임 우려에 2월 주가가 각각 24%, 14% 급락했다. 중국 인공지능(AI) 대장주로 분류되는 바이두(BIDU) 또한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바이두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07억 위안(약 3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0% 늘었다. 특히 AI 챗봇인 ’챗GPT’의 중국형 버전인 ‘어니 봇’ 서비스를 다음 달 출시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날인 22일 바이두 주가는 정규시장 개장 전 7% 급등하다가 -2.6%로 음전 마감했다.

2월 들어 중국·홍콩 증시가 힘을 못 쓰는 이유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찰 풍선 사태’로 인해 미·중 갈등이 재차 불거지는 데다 최근엔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글로벌 4대 회계법인과의 감리 계약을 피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회계·재무 투명성 문제가 커질 경우 미국 증시에 상장된 200여개의 중국 주식들의 상장폐지 문제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잠잠했던 달러인덱스가 104선을 돌파하며 재차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도 외국인들의 신흥국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중국 주식의 장기적 투자 기회는 유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4일 개막하는 가운데 ‘시진핑 3기’ 출범식을 기념해 당국이 내수부양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UBS는 “중국의 최고 정치자문기구회의가 주식에 단기 상승을 제공할 수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양회 이후 부동산, 의료 주식이 큰 수익률을 기록했고 통신·기술 종목 주가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내수 경제 회복 시 이익 성장성이 커지는 중국 본토 주식시장 투자 매력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전략가인 모에는 “최근 홍콩 시장에선 차익 실현 욕구가 발생했다”며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 하락에 대한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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