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소액주주 위협에 떨고 있는 기업들
입력 : 2023.02.28 16:48:15
제목 : 행동주의펀드·소액주주 위협에 떨고 있는 기업들
짠물배당 등 현 경영진 경영 행태에 공격적 행동 나서는 투자자
순이익 나는데도 무배당 이어온 상장사 '잠재적 타깃' 우려도[톱데일리] 기업들이 정기 주주총회의 계절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 등 주주들의 목소리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동안 배당에 인색했던 기업이나, 잘못된 경영 활동으로 비난을 받아 왔던 상장회사들이 올해 유독 주주 행동주의의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주총에서 소액주주 연대에 한국가스공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9조원에 달하는 가스요금 미수금으로 무배당을 결정하자, 소액주주들이 소송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27일 한국가스공사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공사가 삼천리 등 도시가스 소매업체들을 상대로 미수금 반환 소송과 채권 추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만일 공사가 나서지 않는다면 미수금 방치를 이유로 상법에 따라 30일 후 공사의 이사·감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스공사의 현 미수금 회계 처리 방식을 사실상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현재 한국가스공사는 판매 손실금을 자산인 미수금으로 분류하는 고유의 회계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영업손실을 추후 정부가 정리해 주는 것을 전제로 한 방식이다.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산업용 가스요금은 도입 원가를 요금에 반영하고 있지만, 민수용 요금은 서민 부담 경감을 이유로 원가 미만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적자가 쌓여도 손익계산서상으로는 영업 흑자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한국가스공사의 주택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8조6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1분기에만 1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누적 미수금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로 한국가스공사가 무배당을 결정하자, 약 31.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내달 주총을 앞두고 남양유업, 사조산업,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헬릭스미스 등 상당수의 상장사들이 주주들의 연대로 인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투자자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 현 경영진에게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주당 82만원의 공개매수를 시행하라. 시장 평균 수준의 배당안도 요구한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남양유업 측에 제출했다.
아울러 DB하이텍 주주들은 지난해 결산 배당에 불만을 품고 외국인 투자자들과 연대하는 등 우호 지분을 25% 이상 확보해 목소리를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한화솔루션 역시 3년 연속 무배당을 이어가자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년째 무배당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들도 주주 행동주의의 다음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3년간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지 않은 대표 기업으로 금호타이어, 대한해운, 대우건설, 삼성바이오로직스, 효성중공업 등이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 주주들이 상장 기업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갖기 시작하는 만큼, 대주주나 경영진들의 경영 활동에 대한 감시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이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기업들의 경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 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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