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의 꼼수?…고려아연 해외매각 부인에 시장은‘갸우뚱’

입력 : 2024.09.24 15:49:00
제목 : MBK의 꼼수?…고려아연 해외매각 부인에 시장은‘갸우뚱’
“사모펀드 핵심은 수익률…진실성에 의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오른쪽). 사진=각사. 그래픽=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김연수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가운데 중국으로매각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펀드의 수익률이라는 PEF 운용사의 목적과는 대치되는 발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조기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언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지난 19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이 많이 언급한 단어는 ‘중국’이다. MBK파트너스가 중국계 펀드라는 걸 바로잡는 동시 중국으로의 고려아연 매각에 철저히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한국의 기간 산업 기업으로 중국에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중국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도 팔지 않고, 국내 기업에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발언이 PEF 운용사의 주목적에 크게 벗어난다는 목소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PEF 운용사의 목적은 수익률이며 최고 수익률을 올리는 안을 선택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펀드에 출자한 LP(Limited Partners)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보다는 해외 LP의 비중이 더 큰 PEF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연기금과 금융기관 등이 MBK파트너스의 LP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엑시트의 한 수단을 미리 차단하는 발언은 적잖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엑시트를 추진하는 시점에 중국 기업이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거나 중국 기업만이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선택지가 중국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는 이어 “이런 측면에서 이번 MBK파트너스의 발언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만약 국내에서 원매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어떤 식으로 엑시트(exit)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 인수전에 참여한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전략적 언급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전에 참여하자 정치권 등 각계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목적과 함께 해외 매각을 원천 차단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지지를 얻으려는 셈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그는“다만 해외로의 매각을 배제한 발언은 훗날 자충수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며 “주요한 기간 사업이라고 해도 해외 기업에 매각된 사례는 꽤 많다는 점에서 MBK파트너스의 이번 발언은 PEF 운용사 측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의 이번 발언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중국·일본 등 다국적 법인을 둔 글로벌 PEF 운용사”라며 “자연스레 글로벌 관점에서 딜을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팔지 않겠다는 발언이 법적 구속력을 지닌 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발언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MBK파트너스측은 "국내 PE 업계에서 20년을 투자하고 회수해본 경험과 인사이트에서 우러나온 발언"이라면서, 우려를 나타낸 IB 업계 관계자들에 대해 "그분들이 저희보다 국내에서 투자 및 회수를 더 많이 해봤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2019년 중국 법인을 통해 중국 렌터카 업체이자 자동차 서비스 제공 업체 ‘이하이 카 서비스(eHi Car Service)를 인수한 바 있다. 일본 법인은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 아시아태평양 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연수 기자 bery6@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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