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못하고 재공모하고…尹정부 부산 이전 금융공기업 인사 ‘몸살’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입력 : 2023.03.06 11:17:06 I 수정 : 2023.03.06 11:26:40
‘낙하산 논란’ 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노조원들 저지로 이틀째 출근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자진낙마
사장 자리 최소 7개월 이상 공백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이뤄진 부산 이전 금융공기업 사장 인사가 파행을 빚고 있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노조 저지로 출근을 못하고 있고, 임차인의 권리 보호 역할을 해야 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자리는 공백이 길어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이순호 신임 사장은 이틀째 출근을 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선임된 이 사장의 임기 개시일은 지난 3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노조의 출근 저지로 부산 본사와 서울 사옥 건물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예결원 사옥으로 출근하려다가 입구를 막아선 노조 조합원과 15분 가량 승강이를 하다 결국 발길을 돌렸다.

지난 3일에도 예결원 본사가 있는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출근하려고 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노조는 “이 사장 경력이 예결원 업무에 부합하지 않다”며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예탁결제원 본사가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구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이순호 사장(왼쪽)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자료=예탁결제원 노조]
금융연구원 출신인 이 사장은 은행과 정책금융, 디지털 혁신 등을 전공했다.

하지만 예결원은 주식과 채권, 예탁 업무를 담당해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 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노조는 당분간 이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예결원 업무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부산이전 공공기관인 HUG의 경우 박동영 사장 내정자가 주주총회 통과 후 돌연 자진 사퇴하면서 사장 자리는 최소 7개월 이상 공백으로 남게 됐다.

HUG 사장 공백은 5개월 전부터 발생했다. 2021년 4월 문재인 정부 때 부임한 권형택 전 사장은 국토교통부 정밀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10월 임기를 1년 6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자료=연합뉴스]
HUG는 지난달 주총에서 박 내정자를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지만 박 내정자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해 사장 공백이 더 길어지게 됐다.

HUG 사장 공모 절차는 2~3개월가량 걸려 빨라야 오는 5월 새로운 사장 선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피스텔 전세 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등 보증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관리 기관 수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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