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고물가·고환율 시대, 게임도 비싼 취미 되어간다

게임 콘솔·그래픽카드·소프트웨어 가격 동반 상승
김주환

입력 : 2025.02.01 11:00:00


지스타 2024의 게임 열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 여파에 다른 취미활동보다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받던 비디오 게임도 비싼 여가 활동이 되고 있다.

불황 속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면서 게임과 기기를 고르는 게이머들의 안목도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닌텐도 스위치 2
닌텐도 스위치2 [한국닌텐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신형 콘솔 가격 올리는 MS·소니·닌텐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콘솔 게임기의 가격 상승이다.

신호탄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쐈다.

MS는 2023년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의 최상급 제품 '시리즈 X'의 본체 가격을 전 세계적으로 상향했다.

한국 소비자 가격의 경우 68만8천원으로 종전 대비 15%가량 인상됐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 패스' 가격도 2023년부터 매년 PC와 콘솔 버전 모두 소폭 인상하기 시작했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이런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고성능 버전 'PS5 프로'를 내놓으면서 미국 기준 699.99달러, 한국 기준 111만8천원이라는 전례 없는 가격으로 책정했다.

SIE는 PS5 프로를 출시하면서 중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제외하고 출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만약 실물 디스크로 된 게임을 하려면 또다시 외장 드라이브 구매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닌텐도가 연내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2' 역시 전망이 녹록지 않다.

닌텐도 스위치는 2017년 첫 발매하면서 299달러, 한국에서는 36만원에 발매됐는데, 이는 당시 현역이던 플레이스테이션 4나 엑스박스 원에 비해 크게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러나 외신 등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2'의 예상 출고 가격은 이전 세대 대비 크게 오른 399∼499달러, 한국 기준으로는 60만∼70만원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예상 발매 시점은 6월로 예상되고 있다.

CES 기조연설 나선 젠슨 황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내 미셀로브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하고 있다.2025.1.7 nowwego@yna.co.kr

◇ 환율 상승·트럼프 관세 여파에 그래픽카드 가격도 오름세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수요가 늘어난 게임용 PC 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고사양 게임 구동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엔비디아의 최신 GPU RTX 50은 엔비디아가 밝힌 공식 가격 대비 30%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출고가격이 999달러(약 144만원)로 발표된 RTX 5080은 186만원, 1천999달러(약 288만원)로 책정된 RTX 5090은 367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래픽카드는 동일한 칩 설계를 쓴 기종이라도 제조사별로, 세부 라인업별로 최대 클럭(동작 속도)과 냉각·소음 성능이 조금씩 다르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RTX 50 시리즈의 경우 같은 기종 내에서 중하급으로 평가받는 제품이고 상급 제품이 나온다면 실제 소비자가 접할 제품 가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최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반도체 칩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나 AMD는 미국 기업이지만, 이들은 팹리스 기업인 만큼 실제 제품 생산은 에이수스·기가바이트·MSI 같은 대만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이같은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6
[락스타게임즈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신작 가격도 오른다…트리플A 게임 100달러 시대 오나 게임 소프트웨어 가격도 직간접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20년 이후 소니, MS, 유비소프트 등 대형 퍼블리셔들은 59.99달러로 책정해온 '트리플A'급 블록버스터 게임 가격을 69.99달러로 일제히 인상했다.

한국 시장도 가격 인상 직격탄을 맞았다.

2023년 MS 산하 게임사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 4'가 출시되면서 가장 저렴한 일반판 가격이 9만5천900원으로, 1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책정돼 논란이 일었다.

이용자 반발에 직면한 블리자드는 이후 가격을 8만4천500원으로 조정했다.

이런 와중에 서구권 게임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게임업계의 최대 기대작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6' 출시를 앞두고 신작 트리플A 게임의 발매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라야 게임 업계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물가 상승 여파와 게임 업계의 경쟁 심화로 신작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주된 논거다.

벤처캐피털 기업 에필리온의 최고경영자(CEO)인 매슈 볼은 지난달 펴낸 '2025년 비디오 게임 현황' 보고서에서 "일부 게임 제작자들은 GTA 6가 70달러의 벽을 깨고 80∼100달러로 책정되길 희망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최소 91달러에 팔려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juju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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