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침체 혹독…은행에 "대출 안갚겠다" 소송 급증
지식산업센터 사기분양 주장 건설사와 분쟁…은행대출도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이율
입력 : 2025.02.09 06:05:02
입력 : 2025.02.09 06:05:02
![](https://stock.mk.co.kr/photos/20250209/PCM20240213000036003_P4.jpg)
[촬영 김희선]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한 때 인기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은행에 "대출을 안 갚겠다"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9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의 피소건수는 모두 618건으로 전년(398건)에 비해 55.3% 폭증했다.
피소소송액은 4천867억원으로 전년(3천568억원)보다 36.4% 뛰었고, 법률비용은 106억원으로 23.8%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피소건수가 105건으로 전년(30건)보다 250% 뛰어 가장 많이 늘었다.
소송액도 302억원에서 734억원으로 143% 치솟았다.
법률비용 지급액도 17억원에서 21억8천만원으로 28.2%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피소건수는 92건, NH농협은행은 149건, 하나은행은 102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41.5%, 77.4%, 183.3% 뛰었다.
KB국민은행의 피소건수는 170건으로 전년보다 7.1% 줄었지만, 소송액은 2천165억원, 법률비용은 27억5천만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6.8%, 108.2% 치솟았다.
[표] 5대 은행 피소건수, 소송액, 법률비용(단위: 억원)
2023 | 2024 | 전년대비 증가율(%) | |||||||
피소건수 | 피소소송액 | 법률비용 | 피소건수 | 피소소송액 | 법률비용 | 건수 | 액수 | 비용 | |
신한 | 65.0 | 443.0 | 10.1 | 92.0 | 242.2 | 14.3 | 41.5 | -45.3 | 41.6 |
KB국민 | 183.0 | 1159.5 | 13.2 | 170.0 | 2165.6 | 27.5 | -7.1 | 86.8 | 108.2 |
NH농협 | 84.0 | 603.0 | 5.0 | 149.0 | 1070.0 | 11.0 | 77.4 | 77.4 | 120.0 |
하나 | 36.0 | 1061.0 | 40.0 | 102.0 | 656.0 | 31.0 | 183.3 | -38.2 | -22.5 |
우리 | 30.0 | 302.0 | 17.0 | 105.0 | 734.0 | 21.8 | 250.0 | 143.0 | 28.2 |
398.0 | 3568.5 | 85.3 | 618.0 | 4867.8 | 105.6 | 55.3 | 36.4 | 23.8 |
지식산업센터는 같은 건물에 제조업, 정보통신업, 벤처기업 등의 회사와 기숙사, 지원시설이 모두 입주할 수 있는 복합형 건물이다.
판교 테크노밸리나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성수동 생각 공장 등을 이루는 건물들이 해당한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께부터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전매제한 등의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개인사업자들은 집단대출 형태로 시설자금 대출을 받아 건설사가 새로 분양한 지식산업센터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과잉 공급과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가 급격히 줄고 가격도 하락했다.
![](https://stock.mk.co.kr/photos/20250209/PYH2024092312210001300_P4.jpg)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들의 임기 만료(12월 31일) 앞둔 상황에서 후임 선정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인사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졌다.사진은 23일 오전 서울 시내에 설치된 ATM 모습.2024.9.23 superdoo82@yna.co.kr
이에 따라 건설사와 사기 분양 등 분쟁이 발생했고, 분양자들은 사기 분양계약서에 의한 은행 대출도 무효라며 은행 대출을 안 갚겠다는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은행들은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피소 건수 증가분의 대부분은 지식산업센터 관련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이라며 "분양계약과 대출계약은 별개인데, 차주들은 건설사에 사기 분양에 따른 분양계약 무효를 주장하면서, 사기 분양계약서에 의한 은행 대출도 무효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피소건수가 늘어난 것은 평택이나 의왕, 구리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이나 임대가 잘 안되면서 분양자들이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게 대부분"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분양자와 건설사가 분양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인 곳이 있는데, 분양자들은 이에 따른 중도금 대출도 무효라며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면서 피소 건수가 늘어났다"면서 "분양자와 은행 간의 소송에서는 은행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국 1천358개 지식산업센터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인영 의원은 "금융시장과 민생경제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지식산업센터의 공급과잉 현황을 파악하고, 투자자 보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uls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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