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야하나…"단기차익 기대 말고 안전자산에 5∼10% 장기투자"
금·은·달러로 '머니무브'…"장기 강세 예상되나 단기 조정 가능성도"은행권 전문가 "미국 장기채권·달러연금보험 등도 투자 대안"
신호경
입력 : 2025.02.16 06:07:02
입력 : 2025.02.16 0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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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2025.2.9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기자 =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모두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달러 등에 시중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단기 차익을 노리고 공격적으로 안전자산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경제·금융 격변 가능성에 대비한 완충 장치로 보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5∼10%에 금·달러 등을 장기·분할해서 담으라고 권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치가 많이 오른 금·달러보다 미국 장기 채권 등이 유망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 "작년 하반기부터 안전자산 쏠림…경제·금융 불안에 물가 우려 겹쳐" 은행권 전문가들은 16일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두드러진 안전자산 선호 경향의 원인으로 국내외 경제·금융 불안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 등을 지목했다.
최선일 신한프리미어 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안전자산 투자 성향은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났다"며 "지정학적 위험에 미국 대선 이슈가 겹쳤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우려했던 관세 정책 위험까지 드러나면서 작년 하반기보다 안전자산 선호가 더 강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수형 KB국민은행 WM투자상품부 수석차장은 "최근 금값 상승 등은 안전자산 선호뿐 아니라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 분산)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고점 인식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혜영 하나은행 도곡PB센터지점 골드PB 부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전쟁이 시작됐고,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로 그동안 많이 올랐던 미국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금 등으로 투자가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 "장기 자산 배분 대상으로 접근해야…적립·분할매수 추천" 이런 '머니 무브'(자금 이동) 결과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뛰었고, 국내 골드·실버바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장기·분산 투자 대상으로서 여전히 금·은·달러 등 안전 자산의 메리트(이점)가 있지만, 이미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맹목적 추종 매수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WM솔루션부 이코노미스트는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숨 고르기 과정을 거칠 수 있으나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 등의 구조적 요인에 트럼프 정부 경제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금 투자는 유망한 편"이라며 "투자자산 내 5% 안팎의 금 투자 비중을 유지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정은 NH농협은행 NH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도 "단기 가격 변동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장기적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는 안전자산인 금이나 달러로 보유하는 것이 좋다"며 "이들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 시세 차익보다는 장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최 팀장 역시 "금·은·달러 등 안전 자산 투자는 포트폴리오 배분 관점에서 장기적 시각으로 해야 한다"며 "당장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자산 운용 과정에서 주식·채권·예금 외 일부 비율을 분산하는 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특히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이 시점에 단기 시세 차익 목적의 투자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상승한 만큼 조정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이 부장도 "장기적으로는 금·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기간 꽤 많이 오른 상황이라 적립식 또는 분할 매수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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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2025.2.5 hkmpooh@yna.co.kr[연합뉴스 자료 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 "KRX 금시장 활용하고 미국 장기물 국채 등에도 관심" 전문가들은 일반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안전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방법도 조언했다.
NH농협은행 김 위원은 금 투자와 관련해 "10%의 부가세 등 부수비용이 많은 금 실물 거래보다 골드뱅킹(금 통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매매 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는 만큼, 비용 측면에서 KRX 금시장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권했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인 KRX 금시장에서는 증권사를 통해 개설한 금 계좌로 그램(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데, 수수료가 0.3% 수준이고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달러 투자에 대해서는 "달러 예금 외 최근 달러연금보험에도 자산가들이 관심을 보인다"며 "달러연금보험은 기존의 연금보험에 미국 달러·채권 투자 기능을 더한 것으로, 현재 미국 채권 금리를 반영해 기본금리도 5% 중반으로 높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추가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보험 상품의 가장 큰 매력인 비과세나 과세 이연 이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나은행 이 부장은 미국 장기물 국채도 유망한 안전자산으로 지목했다.
그는 "금 가격이 너무 올라 매수가 부담스러운 경우, 아직 본격적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은 미국 장기물 국채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장기물 국채 ETF 또는 글로벌 투자 등급의 회사채 펀드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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