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답은 역시 해외였네”...국민연금, 투자 맛집 쏙쏙 골라냈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2.16 18:37:18 I 수정 : 2025.02.17 05:27:26
작년 국민연금 수익률 15% 돌파
올 해외 주식 비중 36%까지 늘려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 [이승환 기자]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15%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1년 만에 경신한 것은 전년도에 진행한 수익성 개선 방안의 결실이란 평가가 나온다.

개선 방안이 적용된 투자 부문에서 수익률이 크게 높아진 덕에 국내 주식 손실 등을 만회하고도 남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도입 초기에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론이 컸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입증하며 추가 개선 방안도 탄력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관련 역량을 확충하는 작업이 주목된다.

2023년에 기금운용위원회는 ‘2024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을 발표하며 해외 주식 비중을 전년 대비 2.7%포인트 높인 33.0%, 대체투자 비중을 0.4%포인트 높인 14.2%로 설정한 바 있다.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높아져 10%에 달했다.

2024년에 접어들며 2차전지 열풍이 꺼지고 국내 증시가 침체에 빠지자 ‘국민연금마저 국장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올해 기금운용계획에는 해외 주식 비중이 35.9%까지 늘어나며 국내 증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운용 원칙을 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 내에는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려가는 게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수익률 제고와 함께 국민연금이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16일 한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은 매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향후 수령 인구가 늘어나 국민연금이 적자로 전환되면 투자해뒀던 자산을 팔아야 한다”며 “이때 국내 자산 비중이 클수록 국내 시장에 충격도 커지는 점을 고려해 해외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부문 역시 해외 대형 인프라스트럭처와 부동산 인프라 비중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기금은 초장기·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일반 금융사들이 접근하기 힘든 대형 인프라·건설 투자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배분 전략과 함께 운용 인력을 확충한 것도 수익률 개선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이다.

국민연금은 2023년부터 국내외 주요 연기금의 자산 배분 경험이 있는 최고 수준의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기금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금 운용 인프라 개선 방안’을 진행 중이다.

우선 2023년 말에는 실장 자리에 외부 인사를 처음으로 임명해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의 파격적인 인사가 화제가 됐다.

2024년에는 운용역을 50명가량 보강해 전체 인원이 400명을 넘어섰으며, 성과 보상 체계를 바꿔 운용역들의 보수를 합리화 했다.

올해부터는 장기적 위험자산 비중을 65%까지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기준 포트폴리오’도 시행된다. 지난 10년 동안 국민연금의 평균 위험자산 비율은 40%대에 불과했다.

기준 포트폴리오가 시행되면 기존의 국민연금 투자자산 분류 체계상으로는 담을 수 없던 새로운 유형의 상품군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수익률이 저조했던 해외 주식 위탁운용 비중을 줄이고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하는 비중을 10%포인트 늘린 조치도 올해 수익률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오는 20일 개최되는 여야정 4자회담에서 국민연금 수익률 개선 방안이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여당에서는 국회 특위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연기금의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올리기 위해 세계적 인재를 불러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반드시 구조개혁과 수익률 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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