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폭탄 맞을라"… 물빠지는 K조선주

정상봉 기자(jung.sangbong@mk.co.kr),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2.20 17:58:18 I 수정 : 2025.02.20 20:06:32
3월말 공매도 재개 앞두고
증권업계 "주가 과열" 의견에
조선ETF 시총 하루새 492억↓
현대중공업 주가 12% 떨어져
사모펀드 KKR 블록딜 악재도
이복현 '모든종목 공매도' 시사






올해 들어 20% 이상 오르며 코스피 주가 상승을 견인한 조선 업종이 공매도 핵심 타깃이 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조선주가 충격을 받았다.

조선 업종 대장주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조선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도 급감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형 조선주 비중을 높게 담은 'SOL 조선TOP3플러스' ETF의 시가총액은 이날에만 492억원 줄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시가총액이 1072억원 줄어드는 등 조선주에서 이탈이 뚜렷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 조선주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어 오는 3월 말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주요 조선 ETF 중 가장 시가총액이 큰 상품에서 자금 유출도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업종이 최근 5년 평균 대비 현재 수익률과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 대비 월등히 높아 많이 오르고 비싸진 업종으로 꼽힌 것이다. 실제로 조선 대장주에 대해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투자 의견 하향 분석이 나오면서 주요 종목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1.96% 떨어진 30만5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조선 종목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이 전 거래일 대비 6.78% 떨어졌고 삼성중공업·HD한국조선해양·한화엔진도 각각 7.74%, 9.00%, 10.53% 하락하는 등 조선 밸류체인에 엮인 종목 주가가 전반적으로 급락했다. SOL 조선TOP3플러스 ETF도 8.12%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발표한 투자 의견 하향 보고서가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에 대해 "측정 가능한 여러 수단을 동원해도 지금 한화오션의 밸류에이션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4.8배, 4.9배다.

재무적투자자(FI)의 블록딜도 주가에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KR은 지난 19일 장 마감 후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 지분 4.49%(2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매각가는 주당 14만7500원으로, 전일 종가(16만2500원) 대비 9.3%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JP모건과 UBS가 주관을 맡았다.

KKR은 2021년 6534억원을 투자해 HD현대마린솔루션(당시 HD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를 사들였다. 지난해 4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하면서 일부 물량을 구주매출한 이후 잔여 지분에 대해 같은 해 11월 6개월 보호예수가 만료됐다. 주가 고평가 부담이 있는 종목 중에서도 최근 급등하며 업종 대비 PBR이 높아진 개별 종목들의 공매도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S증권은 "현시점에서 업종 내 비싼 종목들을 선별해 보면 삼양식품, 두산, LS ELECTRIC,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천당제약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상봉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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