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8% 오를때 비트코인은 10% 급락···무너지는 디지털금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2.25 16:10:09
관세 우려에 금값 오르는데
거래소 해킹· ETF 순유출로
비트코인 한달새 12%급락
美코인 솔라나도 50%폭락
트럼프 효과에 희비 엇갈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과 진짜 금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금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매력이 크게 부각됐다.

반면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취임 이후 미국 증시와 더욱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면서 주춤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0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대비 16%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금은 8% 가량 상승했다.

25일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24시간 직전 대비 4.40% 하락한 9만1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시작되면서 관세쇼크로 급락했던 지난 2일 이후 약 3주만에 다시 9만1000달러선으로 내려 앉았다.

비트코인이 하락하면서 알트코인들도 급락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8.73%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는 12.39%, 도지코인은 9.52% 하락한 가격이다.

주요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한 영향에 파생상품 시장도 함께 흔들렸다.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지난 24시간동안 총 8억1135만달러 규모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시장 심리도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비트코인에 대한 공포탐욕지수(Fear and Greed Index)는 이날 25를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구간에 들어갔다.

이 지수는 0에서 100사이로 표현되는데, 25 이하면 극단적 공포에 해당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단적 공포 구간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9월 7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최근 비트코인이 급락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거래대금 기준 세계 2위 거래소인 바이비트가 지난 21일(현지시간) 2조원 이상 해킹당한 사건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당일 비트코인은 2% 하락하는데 그쳤다.

사건 초기 바이비트는 파산설에 휘말렸지만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40만1000개의 이더리움을 도난당했지만, 충분한 자산이 있어 피해를 복구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건 미국 증시의 약세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증시와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관계는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해 11월 이후 0.7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는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0.50%, 나스닥지수는 1.21% 하락했다. 관세정책과 소비심리 둔화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한 달 유예’ 조치 기한이 다음 주로 종료되면, 예정대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하며 관세 정책을 이어갈 것을 언급했다.

미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들어 급락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71.7에서 7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전날 5억164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최대 규모 일간 순유출이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특별히 새로운 악재가 없지만 바이비트 해킹 여파 등으로 인해 전반적 투자 심리가 좀 위축된 것 같다”며 “미 증시가 하락 전환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순유출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은 비트코인과 반대로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재상승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 투자의 매력도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튀르키예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헤지 목적으로 금 매입을 지속하는 것도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해외 달러 자금이 서방에 의해 묶이는 상황을 전 세계가 목격하면서 달러를 금으로 바꿔 보유자산을 다변화하는 신흥국이 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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