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커지는 홈플러스 사태…수천억 손실 위기라는 채권투자자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입력 : 2025.03.05 19:04:21
홈플러스 기업회생 후폭풍

투자자들 수천억원대 손실 우려
개인 판매 단기채권도 수백억 규모
국민연금, MBK에 6천억원 떼일 판


빕스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CJ CGV, 신라면세점 등 유통업계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발생할 수 있는 상품권 변제 지연 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사진은 5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이충우 기자]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투자자들이 수천억 원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됐다.

홈플러스가 살아나지 못하면 국민연금도 수천억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 개인에게 판매된 홈플러스 단기채권은 수백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만기가 남아 있던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는 1940억원 규모다. 이 채권들은 대부분 대형 증권사의 리테일 부서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홈플러스 회생 여부에 따라 채권자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회생절차 개시로 홈플러스의 CP와 전단채 신용등급은 기존 ‘A3-’에서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현재는 변제 의무도 없는 상태다.

국민연금 투자분도 문제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SPC(특수목적법인·한국리테일투자)를 만들고 SPC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약 7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중 약 6000억원을 국민연금이 투자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담보채권자-무담보채권자-SPC가 발행한 RCPS 투자자-SPC에 출자한 기관투자자’ 순으로 변제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투자분 6000억원을 포함해 RCPS 투자분 총 7000억원이 손실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MBK 측은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기본적으로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다”면서 RCPS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것이라는 지적은 섣부른 예단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선제적 회생을 통해 흑자로 전환할 경우 투자자들의 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돌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CJ푸드빌(빕스·뚜레쥬르·더플레이스), 신라면세점, CGV, 앰배서더 호텔, HDC아이파크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을 받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상품권의 연간 총발행액은 2000억원을 웃돈다. 대부분이 홈플러스에서 소화되지만 연간 70억~80억원 내외는 제휴사에서 쓰인다. 앞으로 홈플러스 상품권 수취를 중단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유통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격화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티메프는 지난해 대규모 판매대금 지급 불능 사태를 일으켜 주요 브랜드들이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을 중단해 소비자 피해가 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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