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알뜰폰까지?…“이자장사만 할 수 없다” 은행들 팔걷었다는데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5.03.06 07:23:01
KB 알뜰폰, 신한 배달앱 사업
우리는 중기대상 솔루션 제공

신규고객 발굴·데이터 확보해
금융 확장에도 효자 노릇 기대
‘이자장사’ 비판 줄이는 효과도


신한은행이 출시한 배달 앱 ‘땡겨요’ 캐릭터 몰리. [사진 = 신한은행]


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며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알뜰폰이나 배달앱 등을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키우며 수익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자장사’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점도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한몫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앱 ‘땡겨요’를 고속도로 휴게소로까지 확대하고 나섰다. 땡겨요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음식점에서 주문 가능한 ‘매장식사 웹 서비스’의 첫 타깃을 전국 각지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잡은 것이다. 이를 위해 휴게소 전담팀도 신설했다.

휴게소 미리 주문 서비스는 이미 일부 도입돼 있지만 실제 판매 메뉴와 가격 등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고, 대행 용역을 통해 운영해 서비스를 철수하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한은행 측은 “2025년 3월 현재 기준 전국 60개 휴게소와 직접 제휴를 맺어 서비스하고 있고, 전국 휴게소 매출 1위인 가평휴게소의 경우 모바일 주문 매출 중 땡겨요 비중이 95% 이상”이라면서 “휴게소에 이어 푸드코트와 구내식당 등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긴 사업이기도 하다. 2%라는 낮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무료 등으로 은행 입장에선 전국 소상공인들에게 ‘상생’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또 관련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도 할 수 있어 비금융사업이 본업인 금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를 승인받아 알뜰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770여 개에 달하는 점포를 그대로 ‘리브모바일’ 가입 창구로 활용한 것이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제가 장점인 만큼 어린 연령대와 노년층이 모두 선호하는데, 휴대폰 가입 통로가 마땅치 않은 지역 소도시에선 은행 창구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리브모바일은 현재 43만여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으로선 알뜰폰을 판매해 부수 거래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새로 가입하는 고객이 KB국민카드를 만들거나 은행 계좌를 새로 오픈하면 추가로 요금을 더 깎아주는 식으로 부수 거래가 발생한다.

알뜰폰 이용자가 KB국민은행의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혜택을 주기도 한다. 청년도약 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국민은행 계좌로 통신비를 자동이체(36회 이상)하면 KB청년도약계좌 적금 가입 시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제공하는 식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에 비해 비금융 사업 비중이 크지 않지만 점차 늘려 가려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기업고객에게 각종 공급망 금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의 기업고객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이들에게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8월 우리은행의 이 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승인해줬고, 이후 우리은행은 구매 솔루션을 자체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 원비즈플라자를 통해 구매관리, 경영지원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 중이다. 2025년 2월 말 기준 5만969개 회원사가 가입했고, 전자계약 건수는 1만5155건이라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또 KB국민은행에 이어 알뜰폰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한 팀 구성과 서비스 개발에 이미 돌입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을 통해 스포츠 경기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스폰서로 활동 중인 K리그와 협업해 대전하나시티즌 경기와 국가대표 A매치 등 티켓을 예매할 수 있게 하고, 할인 혜택도 주는 방식이다.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등 골프와 테니스대회인 ‘WTA500’ 예매도 지원한다.

하나금융 측은 “비금융 사업을 직접 수행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휴·협업을 통해 진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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