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미국 경제는 현재 매우 유약한 상태다. 경기 성장 주기를 더 확장하기 위해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대 3회까지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스(SSGA)의 로리 하이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자 저축은 고갈됐는데 노동시장 하단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연체는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시행한 다양한 부양책의 효과가 이제는 감소했다. 이제 다시 정부 정책 차원의 새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연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에게도 불이익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넬 CIO는 “관세 정책 자체가 누군가에겐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상품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은 관세로 인해 원가가 증가하게 된다. 무조건 미국 기업에만 도움이 된다기보다 오히려 많은 기업들이 관세로 불이익을 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거품론’이 본격화하며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인공지능(AI) 섹터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섹터”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 등 칩 제조사로부터 AI의 실제 사용자들에게로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이넬 CIO는 “중국 딥시크AI 충격 당시 일부 AI 종목 주가는 폭락했지만, 반대로 350개 종목은 급등했다”면서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추구하면 AI 수혜가 일부 종목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통한 기술 고도화가 결국에 산업의 틀을 바꾸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키우고, 기업 가치도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딥시크AI가 성과를 높게 쳤지만,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이넬 CIO는 “딥시크가 AI 기술의 민주화를 일궈냈다. AI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만으로도 수준높은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 민간 부문 부채 수준이 굉장히 높아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양책의 단기 개선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시점에 포트폴리오 배분의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로는 미국 장기채를 꼽았다.

하이넬 CIO는 “금리 인하를 3번 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금리 인하 국면에서 채권 가격이 오르는 데 따라 수익성이 좋은 게 바로 장기채다. 올해도 달러 기반 상품의 전망이 좋아 미국 장기채 투자는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SSGA가 운용하는 S&P500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500(SPY)’의 운용자산 규모가 뱅가드의 ‘뱅가드 S&P500(VOO)’에 추월당한 것을 두고는 시장 경쟁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견을 냈다.

하이넬 CIO는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것 말고는 유동성과 총보수 등에서 차이가 나는 서로 다른 ETF”라며 “각 상품들이 서로 다른 성향의 투자자들의 니즈에 부응한다. 어떤 투자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 어떤 투자자는 유동성 높은 상품을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성용·정상봉 기자, 사진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