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개입 기대↓·경제 불확실성↑…급락 출발

국제뉴스공용1

입력 : 2025.03.11 00:06:15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3월 둘째 주의 첫 거래일을 급락세로 출발했다.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개입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투매가 재촉발됐다.

기술주는 폭락 수준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5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59.79포인트(0.84%) 하락한 42,441.93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9.19포인트(1.89%) 낮은 5,661.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61.88포인트(3.09%) 떨어진 17,948.99를 각각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서 13% 가까이 후진했다.

S&P500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3.24포인트(13.87%) 높은 26.61을 가리키고 있다.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7일 동반 상승세로 마감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면서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파르게 조정받았던 시장이 일시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주간 기준 S&P500지수는 3.1% 하락하며 작년 9월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는 2.4%, 나스닥지수는 3.5% 각각 후퇴한 바 있다.

이날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워싱턴DC발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이해져 있는 미국 경제를 바로잡고 미국을 다시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일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과도기적 단계에 약간의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감세와 관세 수입이 결국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예측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한 것을 불안 요소로 받아들였다.

아울러 '트럼프 풋(put)' 부재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앞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하는 '트럼프 풋'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해셋 위원장은 이날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지만 (1분기) GDP 감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매우, 매우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와 경제 관료들의 '입'을 주시하면서 이번 주에 나올 신규 물가지표와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에 대형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시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웰스파고는 각각 4% 이상, JP모건체이스는 3% 이상,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 이상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관련 주들도 모두 급락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일부 암호화폐를 국가 외환 보유고에 포함시키기로 했으나, 연방정부가 몰수한 자산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실망을 안겼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주가는 각각 12% 이상,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9% 이상 떨어졌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은 주택담보대출업체 로켓 컴퍼니스와 피인수 계약을 체결한 소식에 주가가 70% 이상 폭등했다.

음식 배달 대행업체 도어대시는 S&P500지수 편입 소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4% 이상 밀렸다.

매출 규모 세계 2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공개를 앞두고 주가가 3% 이상 뒷걸음쳤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전 종목이 폭락세로 장을 열었다.

엔비디아는 5% 이상, 마이크로소프트는 3% 이상,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기업)은 5% 이상, 테슬라는 9% 이상, 아마존은 4% 이상,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5% 이상 후진했다.

M7과 함께 '엘리트8'으로 언급되는 브로드컴은 전 거래일, 강력한 실적과 탄탄한 실적 전망에 힘입어 주가가 8.64% 급등했으나 이날은 6%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케츠 미국 증시 전략 총책 로리 칼바시나는 "증시 약세 전망을 더 높여 잡았다"며 "원래 S&P500이 연중 5~10% 하락했다가 올 연말 6,600선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0%보다 더 크게 밀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14~20%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울프 리서치 투자전략가 크리스 세니예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전환 행보가 지속됨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한 거래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1.21%, 독일 DAX지수는 1.85%, 영국 FTSE지수는 0.76%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도 내림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70% 낮은 배럴당 66.5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74% 내린 배럴당 69.84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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