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안떨어졌어?” 美증시 출렁일때 나홀로 오른 종목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3.19 14:39:22 I 수정 : 2023.03.19 16:55:09
입력 : 2023.03.19 14:39:22 I 수정 : 2023.03.19 16:55:09

최근 5거래일간 대형기술주로 구성된 ETF ‘테크놀로지 섹터 SPDR 편드(XLK)’의 주가는 6.34% 올라 주당 143.4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2.13%, 나스닥 지수가 5.33%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비교적 성과가 좋았습니다.
운용자산규모가 405억3000만달러인 XLK는 애플(22.69%), 마이크로소프트(22.17%), 엔비디아(6.82%) 등 빅테크 비중이 높은 ETF입니다. XLK는 편입하지 않고 있지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2%), 아마존(10%), 메타(10%) 등 통신서비스 섹터에 포함된 빅테크들도 뛰어난 수익률을 보여줬습니다.
통상 고금리·경기침체 우려로 증시 하락장이 찾아올 때 성장주들은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데요. 이번에는 빅테크 수익률이 좋았던 이유에 대해 월가에서는 몇가지 이유를 내놓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이 엄청난 현금을 소유한 ‘현금부자’라는 겁니다. SVB파산 사태가 새로운 금융위기로 번질지를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에서 현금은 특히나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금융위기 때는 기업들이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블로 가득했던 자산을 팔아치우기 마련이었는데 두둑한 현금은 이런 우려로부터 기업들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우량한 자산을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두번째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빅테크 기업임에도 비교적 후한 배당을 주는 기업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배당수익률은 0.6%, 마이크로소프트의 배당수익률은 1.02% 입니다. S&P500 평균인 1.62~2.1보다는 낮지만 미국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성장 기업들은 배당을 혐오하는 경향이 있지만 두 기업은 유틸리티나 필수소비재 기업이 지닌 (배당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생계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성질의 것들이라는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입니다. 존 빈 키뱅크 캐피탈 연구원은 최근 애플의 실적에 대해 “지난 2월 아이폰과 애플 하드웨어는 평소 대비 소폭 상승했다”며 “수요가 견조하고 공급망 이슈가 점차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코로나19발 유동성이 증시를 지배했을 당시처럼 성장주라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들이 ‘빅테크’라서 살아남았다기보다는 가치주로서도 우수한 지표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에서 2000년에는 성장주지수가 고점을 기록했고, 2007년에 가치주지수가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는 성장주가 더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증시가 이런 ‘패턴’을 따른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지금부턴 가치주가 다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겁니다. 즉 빅테크를 투자하더라도 성장보다 이익·밸류에이션 등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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