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샀다가 낭패”...김치프리미엄 빠진 한국 금값, 14% 폭락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3.11 20:13:17
입력 : 2025.03.11 20:13:17
24% 넘는 괴리율 2주새 급락
장기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듯
장기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듯

국제 시세보다 20% 비싸게 거래됐던 국내 금값의 국제 시세 대비 괴리율인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이 한 달여 만에 1%대로 낮아졌다. 괴리율 정상화 과정에서 국제 금 가격은 그대로인 채 국내 금 거래가만 14% 하락했다.
11일 KRX금시장에서 1KG 금현물(24K·순도 99.99%) 1g은 전날보다 0.87% 떨어진 13만8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각 국제 금시장에서 동일 상품이 93.25달러(약 13만5890원)에 거래돼 국내외 금 괴리율은 1.97%로 계산됐다.
지난달 금값의 괴리율이 2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14일 KRX금시장 종가 기준으로 괴리율은 20.1%에 달했다. 이날 장중에는 해외 시장과 괴리율이 24%까지 치솟았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국제 시세보다 20% 비싼 금값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나오자 국내 금값이 약 2주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 괴리율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국내 금 가격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국내에서 금값이 최고가를 찍은 이후 국내 금값은 지난 10일까지 14.5%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국제 시세는 0.001% 하락했다.
또 최근 15거래일 동안 국제 시세가 9거래일간 상승 마감할 때 국내에서는 단 5거래일만 상승한 채 마감했다.
국내 금값을 추종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국내 금값 프리미엄이 축소되면서 덩달아 하락했다. ACE KRX금현물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1일 기준 -13.7%다.
한투운용은 지난달 20일 “현재 국내 금 시장과 국제 금 시장의 괴리가 높은 수준이므로 향후 KRX금현물 ETF에 단기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경고에도 ACE KRX금현물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NH운용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이 상품의 손실 투자자는 47.9%에 이른다.
국내외 금 괴리율이 커졌던 지난달 이 상품을 신규 매수한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월 이전에 이 상품을 매수했다면 투자 시기에 관계없이 7일 최저가(1만9750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할 수 있었다.
국내외 금값 괴리가 해소되며 국내 금값만 ‘나 홀로’ 하락하자 국내 금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11일 KRX금시장에서 24K 금현물 거래량은 35만3329g으로, 금값이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달 14일보다 56% 줄었다.
ACE KRX금현물 거래량도 이날 108만건에 그쳐 한 달 전보다 68% 감소했다.
한편 금 가격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겠지만 금 투자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접근하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지정학적 위기,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 등으로 금값이 많이 상승했다”며 “금 가격의 우상향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