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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해 거침없이 질주하던 뉴욕 증시가 최근 꼬꾸라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1천억달러 아래로 뚝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은 홍콩 등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954억4천만달러(약 138조7천억원)로 집계됐다.

1천29억2천만달러(약 149조6천억원)였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7.27% 감소한 규모다.

그간 증가 일변도였던 미국 주식 보관액이 최근 감소하면서 1천억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관액 감소는 주가 변동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미국 주식은 17억3천만달러(약 2조5천억원) 순매수 결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불안이 가중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 여파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 모두 전고점 대비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경제 지표가 발표된 1월까지는 예상을 웃돈 경기 흐름에 경기 과열을 걱정했지만 금년 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한 2월부터 경기 시각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침체 주범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이민, 고관세 등의 정책 영향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과 일본 주식 보관액은 늘었다.

홍콩 주식 보관액은 23억8천만달러(약 3조5천억원)로 전월 말 대비 8.70% 증가했고, 일본도 44억달러(약 6조4천억원)로 같은 기간 0.38% 늘었다.

미국 주식의 주가 하락에 낙담한 투자자들이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홍콩 주식을 1억5천만달러(약 2천213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국내 투자자가 이달 들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상위 50위권에는 샤오미(4천25만달러)와 베이진(3천741만달러), BYD(2천851만달러), 알리바바(1천737만달러), SMIC(1천347만달러)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종목 5개가 이름을 올렸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연초 대비 23%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불확실성에 민감하고 AH 프리미엄 인덱스 상 단기적 과열로 인식될 수 있는 홍콩 증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미국의 리세션 우려로 하방 리스크가 가장 크게 노출된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중화권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 주변 자금은 이달 들어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2일 기준 18조1천728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03억원 감소했고, 투자자예탁금은 52조8천6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2천469억원 감소한 것으로 금융투자협회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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