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발송처가 제재대상?" AI반도체 전략물자 지정에 바빠진 업계

딥엑스·퓨리오사AI 등 업계, 전담조직 마련·공급망 정비 등 대응
조성미

입력 : 2025.03.16 08:00:17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수출을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전략물자'에 최근 지정되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AI 반도체가 대응에 바쁜 모습이다.

국내 규제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을 맞아 대응 조직 마련, 전문가 자문 검토 등에 나서고 있다.

16일 AI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 양자컴퓨터, 3D 프린팅 장비 등과 함께 AI 반도체를 전략물자 대상에 포함하는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 개정안을 시행했다.



AI 반도체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이에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전문기업 딥엑스는 최근 사내 생산전략팀, 법무팀, 영업팀으로 구성된 자율 수출관리 기구를 꾸려 수출규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양산 제품 출시 전이지만 해외 구매자로부터 샘플 칩 요청이 늘면서 샘플 발송이 가능한 대상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샘플 칩을 구매하려는 주체가 국제 수출통제체제 내 우려 거래자인지 식별하고 위험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이를 미국 등 해외 법인에 공유하는 등 자체 공급망 시스템에 반영하는 중이다.

딥엑스는 전략물자 수출규제 대응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자율준수무역거래자 AA등급'을 6월 취득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 등급을 받게 되면 수출 허가 심사 기간 단축, 서류 간소화 등이 가능해진다.

딥엑스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출이 경제 안보를 지키는 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양산 제품을 각국에 수출하기 위해 미리 만반의 준비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 인수설로 시선을 끈 퓨리오사AI도 AI 반도체 전략물자 지정에 따른 수출규제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다.

퓨리오사AI가 개발한 AI 반도체 워보이와 레니게이드 중 4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레니게이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대상에도 해당하는 품목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월 개정한 수출관리규정(EAR)은 3등급 국가로 분류한 러시아, 중국, 이란, 쿠바, 북한 등 22개국에 AI 반도체를 수출하려면 미국 상무부 허가를 요구하고, 허가 대상 여부는 칩 면적당 연산 능력으로 결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등 중동 시장을 공략 중인 리벨리온 역시 AI 반도체의 전략물자 포함 등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통상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수출규제 변동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양산 중인 아톰과 곧 출시될 리벨 두 제품군별 수출규제 적용 수준을 확인해 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다른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전략물자 통제도 생기는 등 AI 반도체에 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술개발 외에도 고려할 부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cs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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