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 빌려줬는데”…‘홈러스 사태’에 말 아끼는 ‘메리츠금융’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5.03.16 14:06:37
입력 : 2025.03.16 14:06:37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준 메리츠금융그룹이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다.
앞서 이 회사는 홈플러스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 4일 “자금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낸 뒤 추가입장 발표에 신중한 모습이다.
1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메리츠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62개 매장을 담보로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연 8%)을 집행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은 약 1조2000억원으로 금융회사 중 홈플러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가장 크다.
메리츠금융은 담보가치가 5조원 안팎에 달하는 만큼 남은 대출을 회수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담보권 실행, 즉 홈플러스 매장 처분은 2만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임직원의 거취 불안과 협력·입점업체의 도미노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더욱이 국회가 오는 18일 이번 사태와 관련한 현안 질의를 진행하고,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지켜보는 눈’이 많아진 상황을 무시하고 담보권 실행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 회생계획안을 마련하는데도 메리츠금융의 협조가 필요하다. 홈플러스 금융부채 2조원 중 상당 부분이 메리츠금융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6월 3일 전까지 양측이 협상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메리츠금융이 대출상환유예, 금리 경감 등의 조처를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투업계의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메리츠금융이 담보권 실행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협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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