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차세대 MMO 잠재력 보여준 '크로노 오디세이' 베타

김주환

입력 : 2025.06.14 11:00:00


크로노 오디세이
[게임 화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크로노 오디세이'가 오랜 개발 기간 끝에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엔픽셀 자회사 크로노스튜디오의 야심작 크로노 오디세이는 2019년 엔픽셀이 처음 발표한 작품으로, 발표 당시 국내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팬으로부터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엔픽셀이 경영난을 겪으며 개발자들이 대거 퇴사하고 '크로노 오디세이' 개발 조직을 크로노스튜디오로 분사하는 등 제작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 기반 MMORPG로 기획됐던 '크로노 오디세이'도 PC·콘솔 게임으로 전환했다.

연내 출시를 앞두고 오는 20일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미리 플레이해 보았다.

크로노 오디세이
[게임 화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 논타깃 수동 전투·탐험의 재미 살아있어…독특한 아트 '눈길' 크로노 오디세이는 모바일 게임 시대가 온 이후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PC 기반 MMORPG 신작이다.

그간 나온 한국산 MMORPG는 서로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기사, 마법사, 성채와 공성전 따위가 등장하는 중세 유럽풍의 판타지 세계관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크로노 오디세이도 이런 기조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지만,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유의 초현실적인 스타일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냈다.

게임 속 일부 던전은 영화 '에이리언'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H.R 기거(1940∼2014)의 작품들이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크로노 오디세이'의 이런 디자인 철학은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더욱 빛이 난다.

액션성을 강조한 논타깃 기반 전투도 인상적이다.



크로노 오디세이
[게임 화면 캡처]

여러 플레이어가 넓은 맵에서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장르의 특성상 실제로 공격이 적에게 맞아야만 피격 판정을 내리는 논타깃 전투를 MMORPG에 구현한 게임은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크로노스튜디오의 높은 기술력이 엿보이는 지점이다.

초반 구간에 만나는 약한 몬스터와의 전투도 넋 놓고 공격만 하다가는 죽기 십상이다.

보스전의 경우 소울라이크(다크 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액션 게임) 장르처럼 적의 패턴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했다.

이른바 '딜찍누', 즉 딜(피해량)로 찍어 누르는 플레이를 탈피하려는 설계다.

또 '투명 벽' 없이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점프해서 올라갈 수 있는 게임성도 인상 깊었다.

퀘스트나 이벤트로 플레이어를 억지로 붙들고 가는 게 아니라,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넓은 세계를 자연스럽게 탐험하게 하는 디자인이었다.



크로노 오디세이
[게임 화면 캡처]

◇ 편의성 개선·최적화가 숙제 다만 '크로노 오디세이'는 트리플A급 MMORPG를 내세우기에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선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불편함'이 과했다.

게임 화면에는 미니맵 없이 별도로 맵을 열어 방향을 확인해야 하는데, 상당히 불쾌한 이용자경험(UX)으로 다가왔다.

이를 대체할 만한 나침반 시스템도 가시성이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엘더스크롤 온라인'이나 '뉴 월드'처럼 미니맵을 제공하지 않는 MMORPG도 왕왕 있었지만, 플레이어들도 그 불편함에 결국에는 별도의 미니맵 확장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유할 정도였다.

또 맵상에서 빠른 이동을 하려면 무조건 한 번 이상 방문한 '결속석'에 가야만 하고 10초나 되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유저가 하고 싶은 콘텐츠는 바로바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요즘 MMORPG 트렌드와는 잘 맞지 않았다.

전투 외의 콘텐츠는 간편성을 추구하는 요즘 MMORPG의 트렌드와는 정 반대 노선을 추구한 셈인데 이런 모험적인 시도가 과연 잘 맞을지, 피로감을 증대시키지나 않을지 걱정됐다.

그밖에 시간을 조종하며 싸운다는 콘셉트의 '크로노텍터' 시스템은 쿨타임(재사용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크로노 오디세이
[게임 화면 캡처]

높은 게임 사양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최적화 문제도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크로노 오디세이'는 높은 잠재력을 보여줬다.

'크로노 오디세이'가 블레이드&소울, 테라, 검은사막의 뒤를 잇는 논타깃 MMORPG로 자리매김할지는 제작진의 빠른 피드백 반영과 진정성 있는 라이브 서비스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juju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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