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년물 첫 도입되며 흥행 금리인하기 투자처로도 주목 총 청약건수 한달새 42% 쑥 20년물 금리 0.5%P 떨어지고 장기물 중도환매땐 혜택 없어 발행계획보다 청약 덜 들어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국채가 8개월 만에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이달 새롭게 도입된 5년물에 수요가 집중된 데다 청약 기간 확대 등 제도 개선도 청약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달 11~17일 진행된 3월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에는 총 1561억원이 몰렸다. 이는 총 발행 계획 12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처음으로 도입된 5년물은 이달 6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약 1151억원 규모의 청약이 신청됐다. 발행 금액은 최종 790억원으로 결정됐고 청약 경쟁률은 1.45대1을 기록했다.
다만 이달 10년물과 20년물은 발행 계획이 500억원, 100억원이었으나 각각 353억원, 57억원의 청약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이달 총 발행 계획이 1200억원이었기 때문에 10년물, 20년물은 청약 금액에 맞춰 최종 발행 금액이 줄었다.
이달 청약 건수는 총 8444건으로 지난달에 비해 42% 늘었다. 5년물 신규 발행에 따른 고액 청약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달 5년물, 10년물, 20년물의 청약 건수는 각각 3679건, 3232건, 1533건을 차지했다.
그동안 10년물과 20년물만 발행됐지만 '만기가 너무 길다'는 투자자들 목소리를 반영해 이달부터 5년물이 신설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만기 5년물이 신규 도입되며 흥행에 기여했다"며 "금리 인하기 중장기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제도 개선으로 인해 접수 편의성이 높아진 것도 이번 청약 급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청약 기간은 기존 3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늘어났다. 일일 접수 시간도 30분 연장한 오후 4시까지로 변경됐다.
연간 매입 한도는 기존 1인당 1억원이었지만 이달부터 2억원으로 늘어났다. 최소 매입 단위는 10만원이며 2억원까지 이자소득 14%를 분리과세한다. 미래에셋증권도 투자자 편의를 위해 종목별로 1회에 한해 자동으로 청약이 실행되는 '정기 자동 청약 서비스'를 이달 새로 도입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에게만 판매하는 저축성 국채로 지난해 6월 처음 발행됐다. 판매 대행기관인 미래에셋증권에서 전용 계좌를 개설하면 누구나 청약·구매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지급을 보장하는 만큼 자산 안정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중도환매 시 가산금리, 연복리, 세제 혜택은 적용되지 않고 표면금리를 단리로 적용해 지급된다.
5년물이 환영받는 것에 비해 장기물 인기는 시들하다. 실제로 개인투자용 국채가 도입된 이후 20년물은 매달 발행 계획 규모에 비해 청약이 더 적게 들어왔다. 20년물 금리가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도입 당시 기획재정부는 "매달 20년물을 50만원씩 매입하면 20년 후 매달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20년물 금리는 3.7%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3.2%대로 떨어져 두 배를 돌려받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는 "20년물 금리가 3.53% 이상이 돼야 만기 때 원금의 두 배가 되는데 지금 금리로는 20년을 보유할 유인이 없는 셈"이라며 "최소 금리가 보장돼야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