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남을 도우며 여행하는 방법

산불 현장 돕기에 일부 아웃도어인들도 동참
성연재

입력 : 2025.03.29 11:00:01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비치커밍'(Beachcomb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비를 들고 해변을 쓸듯 다닌다는 뜻으로, 원래는 해변의 조개나 쓸모 있는 물건 등을 줍고 다니는 행위를 말했다.

바닷가 주민들이 해변에 밀려온 부산물과 유용한 물건들을 수거해 쓴 데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해변의 쓰레기를 긁어모아 정화 활동을 벌인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하와이를 기반으로 한 아웃리거호텔 그룹의 호텔 브랜드 가운데 와이키키에 있는 '비치커머' 호텔이 있다.

하와이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섰던 이 회사는 해마다 하와이 수중 정화 활동을 펼쳐오기도 했다.

이 호텔 브랜드 전체가 1년에 운동장 8개 분량의 알루미늄 캔 쓰레기를 수거해 눈길을 끈다.

비치커머 호텔을 비롯한 아웃리거호텔의 객실에는 그 흔한 플라스틱 물병이 없다.

직접 물을 뜰 수 있도록 빈 물병 2개만 놓여있을 뿐이었다.


직접 물을 뜰 수 있도록 아웃리거 호텔 객실에 비치된 물병 [사진/성연재 기자]

숙박객은 누구라도 1층 프런트 데스크 옆에 마련된 정수기에서 물을 떠나 객실에 가져가야 한다.

기자도 처음에는 이 부분이 불편했으나 하루가 지나자 그 불편이 사라지고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플로깅 등도 환경을 보호하며 여행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플로깅(Plogging)은 조깅하면서 길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체육 활동을 뜻하는 신조어다.

플로깅 여행이 일반 여행자들 사이에서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웃도어 마니아들의 '리브 노 트레이스'(Leave No Trace) 운동도 마찬가지다.

'아니 온 듯' 아무 흔적도 두고 오지 말라는 뜻으로, 주변 정화 활동을 벌이는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많다.

최근 발생한 산불을 두고 아웃도어인들이 하나둘씩 나서고 있다.

먼저 낚시터 환경운동을 펼쳐온 낚시인들이 이번에는 지리산으로 내려갔다.


산청에서 식사 봉사활동에 나선 낚시인들 [낚시하는 시민연합 제공]

낚시인들은 수년 전 경북 울진을 휩쓸고 간 동해안 산불피해 복구활동에 힘을 보탠 바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 대표는 산불 진화 요원과 이재민 등을 위한 식사 봉사 활동을 지리산 산불 지역인 경남 산청군에서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리산 산청 경호강에서 은어 낚시를 즐겨왔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자연에 그 고마움을 갚아줘야 할 때"라면서 낚시인들의 작은 성원을 호소했다.

낚시인들의 경북 안동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안동호를 배경으로 낚시를 해 온 낚시인들은 안동을 제2의 고향 같은 곳으로 여기곤 한다.

안동호에서 낚시해 온 프로낚시인 안지연 씨는 "보트 보관소 소장님께서 보트를 피신시키라고 하셔서 급히 내려가 보트를 가지고 올라왔으나 마음이 시렸다"면서 "내 고장 내가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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