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인 강원연구원 주최…춘천시 "시의 자율성 침해" 불참도 "상업지구 변경 불가, 난개발 우려" vs 시 "의도 있는 것으로 비춰"
이재현
입력 : 2025.04.02 18:03:54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의 핵심 공간인 옛 미군 부대인 캠프페이지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춘천 캠프페이지 시민 대토론회'가 2일 오후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열렸다.
춘천 미군 캠프페이지 개발 방안…끝장토론 [촬영 이재현]
이날 토론회는 19년째 공전 중인 캠프페이지 공원 부지 52만㎡ 중 12만㎡를 컨벤션 등이 포함된 상업지구로 변경해 개발하려는 춘천시의 공모 사업에 강원도가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혀 정면충돌한 상황에서 끝장토론으로 마련됐다.
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인 강원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2명의 주제발표자를 비롯해 도와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 6명이 토론자로 나섰다.
추용욱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캠프페이지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정광열 도 경제부지사는 '캠프페이지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정 부지사는 "원도심의 심장과 같은 금싸라기 땅에 적자투성이인 컨벤션센터를 유치하면 땅의 가치가 상쇄될 뿐만 아니라 상업지구 변경 시 난개발이 불을 보는 듯하다"며 "만약 뉴욕에 지금의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그 자리엔 아마도 '정신병원'이 들어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범한 도시를 매력적인 명품 도시로 만들려면 결론은 명품문화 콤플렉스여야 한다"며 "앞으로 10년간 펜스만 보게 될 사업 대신 미디어아트센터, 호국 광장, 시립미술관 등 당장 할 수 있는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 캠프페이지 개발 방안 끝장 토론…춘천시는 불참 [촬영 이재현]
이종구 도 건설교통국장은 "지난해 아파트 용지를 포함한 도시재생 혁신지구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으면, 올해는 개선된 내용으로 재도전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12가지 문제점과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도 스스로 상위계획인 도시계획 발전계획을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도 신청사 부지가 고은리로 확정됐을 당시 도와 시의 공동담화 발표 9개 항목 중 캠프페이지와 관련해 '정원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과연 상업지구로 변경하는 것이 정원의 골격을 유지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박태양 강원교육사랑학부모연합 대표, 신정엽 한국도시설계학회 이사, 조계근 강원미래전략연구원장, 조용모 변혁한국볍제정책연구소장, 최종모 강원역사문화연구원장 등 대부분 토론자도 인구 30만명도 안 되는 지역에 들어서는 컨벤션센터의 부적절성이나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법적 절차의 모순을 지적했다.
이어 일반 시민 8명도 발언자로 나서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미군 캠프페이지 개발 방안 끝장 토론…춘천시는 불참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춘천 캠프페이지 시민 대토론회'가 2일 오후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이 토론회는 춘천의 핵심 공간인 옛 미군 부대의 일부 부지를 상업지구로 변경해 개발하려는 방안을 놓고 강원도와 춘천시가 정면충돌 중인 가운데 시민의 의견을 듣고자 원하는 시민 누구나 참석해 시간 제약 없이 무제한 끝장 토론으로 마련됐다.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인 강원연구원이 주최한 이 토론회에는 2명의 주제발표자를 비롯해 6명의 지정토론자가 나섰지만 춘천시 토론자는 참석하지 않아 사실상 반쪽으로 진행됐다.2025.4.2 jlee@yna.co.kr
하지만 춘천시의 입장을 대변할 토론자는 참석하지 않아 토론회는 사실상 반쪽으로 진행됐다.
춘천시는 입장문을 통해 "도는 일부의 부정적 의견을 시 전체의 분위기인 양 여론을 조성하고 일방적인 토론회를 진행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은 시민들에게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며 토론회 불참 사유를 피력했다.
또 "도와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호 존중과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도의 일방적인 토론회 개최는 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 선례가 남게 되면 도내 모든 시군의 독립성이 위협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는 도시의 미래와 청년세대를 위한 가치 창조의 베이스캠프로 캠프페이지 공간 계획을 세웠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재정자립도를 극복하고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정부 부처와 지속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춘천시의원 일동은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현진권 강원연구원장을 겨냥한 성명서에서 "정치 사조직으로 전락한 강원연구원은 정치적 편향 행보를 중단하고 본연의 연구 업무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