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년 4분기 성장률 세계 29위…1분기 역성장 가능성까지

내수부진·계엄 등에 3개분기 연속 30위 안팎 '하위권' "올해 1분기도 수출둔화·산불 겹쳐 한은 전망치 0.2% 쉽지 않아"
신호경

입력 : 2025.04.06 06:03:12 I 수정 : 2025.04.06 14:32:57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중구 명동 중심의 상점이 임대 안내를 붙이고 비어 있는 모습.2025.1.7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내수 부진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세계 주요국들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마이너스(-) 또는 0%대의 낮은 성장률과 30위권 안팎의 낮은 순위가 굳어지는 분위기로, 올해 1분기 역시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작년 4분기 성장률 0.066%…37개국 중 美·日보다 낮은 29위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콜롬비아·리투아니아를 제외한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중국을 더해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을 조사한 결과, 한국(0.066%)은 전체 37개국 중 29위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난달 5일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치)' 발표 당시 4분기 성장률을 0.1%로 공개했지만 반올림 전 실제 수치는 0.06%대로, 역(-)성장을 겨우 피한 수준이었다.

1∼5위 아일랜드(3.613%)·덴마크(1.849%)·튀르키예(1.688%)·중국(1.600%)·포르투갈(1.542%)은 1%를 훌쩍 넘었고, 경제규모가 훨씬 더 큰 미국(0.607%·17위)과 일본(0.556%·20위)도 우리나라보다 성장률이 높았다.





◇ 작년 1분기 6위에서 2분기 32위로…이후 반등 못해 한국의 세계 하위권 성장 성적표는 벌써 세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작년 1분기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1.3%를 기록할 당시만 해도 중국(1.5%)에 이어 6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2분기(-0.228%) 기저효과 등에 뒷걸음쳐 32위로 추락했고, 3분기(0.1%)에도 뚜렷한 반등에 실패하면서 26위에 그쳤다.

소비·건설투자 등이 살아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12월 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자 내수는 더 위축됐고, 결국 4분기(0.066%·29위) 역시 0%대 성장률과 30위 안팎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국 2024년 분기별 성장률(전분기대비) (단위: %)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국가2024 1분기 2분기3분기4분기
아일랜드1.595-0.3534.0593.613
덴마크-0.1231.41.2181.849
튀르키예0.975-0.196-0.0671.688
중국1.50.91.31.6
포르투갈0.6050.3580.3591.542
룩셈부르크0.6190.731-0.8951.424
폴란드0.8411.3910.0741.332
인도네시아1.241.211.2111.209
그리스0.1051.2460.3510.902
스페인0.9670.8310.7690.782
스웨덴0.7460.1770.6330.759
에스토니아-0.0390.1840.230.683
체코0.3030.2030.6140.652
뉴질랜드0.358-1.076-1.0550.649
캐나다0.4540.6850.5490.647
헝가리0.329-0.178-0.6170.637
미국0.4050.7390.760.607
호주0.1720.1930.3190.583
슬로베니아-0.0390.1490.3960.562
일본-0.5180.8020.3550.556
이스라엘3.98-0.0781.2310.508
슬로바키아0.6560.250.3110.508
네덜란드-0.1831.0070.8470.37
칠레1.656-0.4221.470.363
스위스0.3710.5450.4340.192
벨기에0.3150.2760.3060.183
이탈리아0.3410.0760.0120.136
영국0.9060.4580.0010.095
한국1.3-0.2280.10.066
라트비아-0.204-0.041-0.1720.045
핀란드0.4830.1290.558-0.017
프랑스0.0740.2590.408-0.101
독일0.237-0.2960.105-0.201
오스트리아0.031-0.387-0.202-0.351
노르웨이0.2751.787-1.602-0.626
멕시코-0.0320.2870.915-0.632
아이슬란드1.7191.716-1.398-1.447
◇ "정치 불확실성 속 수출둔화·산불…1분기 역성장 가능성도"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도 0%대에 힘겹게 턱걸이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치 불안 속에 대규모 산불 사태까지 겹쳐 소비·투자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아직 영향을 미치기 전인데도 수출 증가세까지 둔화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은의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1월 수출액(498억1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9.1% 줄었다.

작년동월대비 기준으로 2023년 9월(-1.6%) 이후 16개월 만에 첫 감소다.

이에 따라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올해 1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전망치 0.2% 달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월까지 데이터를 취합해보면 올해 1분기 한국 성장률은 0.1% 안팎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경기도 둔화한 만큼 1분기 역성장 가능성까지 있다.

특히 3월 말 산불 피해 역시 1분기 성장률 하방 요인으로 영향을 조금이라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결정이 이전 비슷한 사례보다 늦어지면서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는 기간도 길어졌다"며 "(1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전망한 0.2%나 그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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