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연초 상승분을 반납하고 지난달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던 코스닥이 최근 관세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반등하고 있다.

코스피에 비해 대형 수출주 비중이 적어 관세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가 적고 개인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보니 외국인들 이탈 영향도 적게 받기 때문이다.

15일 코스닥은 이달 들어 5.8% 상승한 711.92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02% 하락했다. 코스닥은 이달 9일 643.39까지 내려가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이달 코스닥의 반등은 대형주들이 주춤한 상황에서 중소형 테마주들로 관심이 쏠리고 있고 개별 호재가 있는 업종 장세가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탄핵 심판 판결이 나온 후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각종 정치·정책 테마주가 급등락하면서 코스닥에서 업종 장세를 이끌고 있다. 코스피가 여전히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반등 속도가 더딘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코스닥 상승을 이끌고 있는 세 가지 테마는 크게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화장품(Cosmetics)로 나눌 수 있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모두 AI 산업 지원을 약속하는 대선 공약을 발굴하면서 교육 및 소프트웨어와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및 기계 학습 기반 원천기술을 가진 솔트룩스는 이달 들어 87.3% 올랐다. 17% 오른 셀바스AI를 비롯해 루닛, 뷰노 등도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를 찾으며 투자회사인 DSC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반도체 설계 회사 에이직랜드, 자람테크놀로지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기도 했다.

바이오 업종에선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이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펩트론과 에이비엘바이오가 업종 전반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피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에 주가가 주춤한 사이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B’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약 4조10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주가가 잭팟을 터트렸다.

비만치료제 개발사인 펩트론 역시 이달 들어 75.2% 상승하며 다른 비만치료제 회사 주가까지 올리고 있다.

화장품은 오히려 높은 관세의 반사효과를 보는 업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산 선크림은 미국산에 비해 성능이 훨씬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세가 올라가기 전 ‘사재기’를 통해 비축해 놓는 소비자들 소식이 들리며 주가가 오른 것이다.

선크림 제조사인 잉글우드랩은 이달 들어 23.8% 올랐으며 미국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온라인 플랫폼사 실리콘투는 23.1% 상승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아마존 선케어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23개나 베스트셀러에 포함된 것은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준다”며 “관세 인상에도 K선케어의 미국 시장 내 입지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코스닥 일부 업종의 오름세는 구체적인 실적과 연관성이 없고 ‘테마주 찾기’에 따른 막연한 호재로 인한 상승일 수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유통 주식 수가 적거나 대선 테마주로 묶인 종목의 경우는 주가가 빠르게 급등하다 갑자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할 수도 있다. AI 교육 관련주인 시공테크는 이달 들어 주가가 92% 올랐으나 이날 별다른 악재 없이 12.4%나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