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도 TSMC 순이익 껑충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입력 : 2025.04.17 17:39:35 I 수정 : 2025.04.17 19:18:38
1분기 60%↑ 전망치 웃돌아
관세대비 재고비축 수요 급증
韓반도체주는 보합세에 그쳐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여전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1분기(1~3월)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17일 TSMC는 올 1분기 순이익이 3616억대만달러(약 15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2255억대만달러) 대비 60.3% 증가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LSEG)의 시장 전망치(3546억대만달러)를 웃돌았다. 이로써 TSMC의 순익은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6% 늘어난 8392억5000만대만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치(8351억3000만대만달러)를 상회했다.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100억6000만대만달러를 집행해 작년 동기보다 74% 늘었다. 특히 TSMC는 시장 우려를 다소 완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271억달러보다 높은 284억~292억달러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인한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는 와중에 미국에서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재고 비축 수요가 증가한 결과, TSMC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은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전반은 물론 TSMC에도 큰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 TSMC는 주요 미국 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무역 및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뉴욕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약 23% 하락했다.

TSMC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미국에 100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앞서 약속한 650억달러 규모의 애리조나주에 공장 3개를 건설하는 계획에 추가되는 조치로, 이들 3개 공장 중 한 곳은 이미 가동 중이다.

다만 TSMC의 긍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가는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다.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경기민감주인 반도체의 향후 실적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TSMC의 실적 발표에서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에 대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는 언급이 나왔지만 여전히 16일 엔비디아 급락에 따른 충격을 극복하진 못했다. TSMC의 CoWoS는 AI 칩에 대한 수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인식된다.

17일 코스피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0.73%, SK하이닉스는 0.57% 오른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현재 고율 관세에 대비한 사전 주문이 몰리는 상황에서 반도체 밸류체인의 상반기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하반기 실적은 장담하기 어려운 탓이다.

16일 발표된 ASML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으나 수주는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9% 하락하면서 중국발 부품 수요 감소와 생산 저하로 전 세계 반도체 밸류체인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제림 기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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