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토큰 실험 한 달 5.7만명 참여…결제 3건 중 1건은 '땡겨요'
가맹점 부족·결제 불편은 한계…이달 바우처 연계 시작한은 "2단계 실험에서 개인 간 송금과 바우처·사용처 확대 계획"
민선희
입력 : 2025.05.01 06:05:00
입력 : 2025.05.01 06:05:00

[한국은행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거래 실험 한 달 간 개설된 예금토큰 지갑 수가 약 5만7천건으로 집계됐다.
예금토큰 결제는 약 1만5천건이었는데, 전체 결제 중 약 3분의 1이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은에 따르면 예금토큰 지갑 개설 수는 지난달 28일 오전 기준 약 5만7천개다.
한은이 실험 참여 최대 인원으로 설정한 10만명의 약 60% 수준이다.
한은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에 각 1만6천개, 기업·부산은행은 각 8천개씩을 배정했는데 은행마다 모집 실적 격차가 컸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17일 은행 중 처음으로 1만6천개를 채웠으며, 신한은행도 18일 1만6천개를 넘어섰다.
국민은행은 현재 신규 예금토큰 지갑 개설을 막은 상태고, 신한은행은 한은과 협의해 추가로 신청받고 있다.
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은행은 아직 할당 지갑 개수를 채우지 못했다.
예금토큰 가맹점 결제 건수는 실험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약 1만5천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결제 건수는 약 4천950건으로, 전체 결제 건수의 3분의 1에 이른다.
신한은행에서 예금토큰 고객을 대상으로 '땡겨요' 할인쿠폰을 줬고, 땡겨요 플랫폼 내 입점한 여러 매장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금토큰 사용 가맹점으로는 세븐일레븐 전 매장, 교보문고 전 매장, 이디야 일부 매장, 하나로마트 6개 매장, 배달앱 땡겨요, 현대홈쇼핑[057050], 모드하우스 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매장 수가 많은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배달앱 땡겨요에서 결제 건수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세븐일레븐은 예금토큰 결제 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예금토큰 실험의 한계로는 사용자 입장에서 예금토큰을 쓸 수 있는 가맹점이 적고, 결제까지 비밀번호를 수회 눌러야 하는 등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불편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21일 지급결제보고서 설명회에서 "사용처 확대와 결제 편의는 테스트 환경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실제로 도입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 이용자들은 기존 간편결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 가맹점 입장에서는 판매 대금을 바로 정산받을 수 있고, 별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은은 이달부터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 연계 실험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서울시 청년문화패스 사업의 경우 예금토큰 활용자 500명을 선정해 지갑 개설 등을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며, 대구시 교육바우처 역시 관련 사업이 준비되는 대로 실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5월에는 바우처 실험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오는 6월말 1단계 실험이 끝나면 시스템 정비를 거쳐 2단계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그래밍 기능에 기반한 개인 간 송금, 바우처 프로그램과 예금토큰 사용 가맹점 확대 등이 주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1단계 실험이 끝나는대로, 참여 은행들과 협의를 통해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2단계 실거래 실험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디지털화폐 실거래 테스트 추진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번 실험에 관해 "기존 은행 예금에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이 내재화되면서 프로그래밍 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디지털 형태의 민간 발행 준(準)화폐가 출현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예금토큰 거래에 따른 은행 간 최종 청산·결제도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완료됨으로써 은행 간 소액 청산결제 시스템이 기존의 익일 차액 청산결제 시스템에서 실시간 청산결제 시스템으로 한 단계 진일보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예금토큰이 새로운 디지털 지급결제 수단이자 화폐로 널리 통용되려면 프로그래밍 기능을 보다 활성화하고 국경 간 지급 결제 기능을 부여해 기존 전자적 지급결제수단과의 차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예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예금토큰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게 해 예금토큰 보유를 확대하고 사용을 활성화하도록 유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 스테이블코인 방식이나 은행권 공동 디지털화폐 방안도 중장기 과제로 연구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한국은행이 내일부터 디지털화폐 실거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다.실거래 실험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자신의 은행 예금을 디지털화폐인 '예금 토큰'으로 변환한 뒤 편의점과 카페, 서점, 마트, 온라인 쇼핑 등에서 결제할 때 쓸 수 있게 된다.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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