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조’ 역직구 시장 판 커지는데…“세금 더 내세요” 무슨일이
김현정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jk@mk.co.kr)
입력 : 2025.05.02 16:58:03
입력 : 2025.05.02 16:58:03
새로운 수출 모델로 떠오른 역직구 시장
K콘텐츠 인기에 굿즈 해외서 프리미엄 붙어
이중과세 문제 등 제도적 한계 보완 목소리도
K콘텐츠 인기에 굿즈 해외서 프리미엄 붙어
이중과세 문제 등 제도적 한계 보완 목소리도

국내에서 해외로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만 무려 43조원으로 추산된다. 그 중에서도 중고 물품의 역직구가 새로운 수출 모델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이중과세 논란 등 정책적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4년 사이에 거래 규모가 약 2배 가까이 커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4조원 규모였다. 약 10년이 지난 2021년 24조원으로 6배가 뛴 거래액은 2023년 26조원에서 2년 후인 올해 43조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패션 부문의 중고 시장 점유율은 2023년 18.1%에서 2027년 24.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커진 데에는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한 몫을 차지한다. 단순히 “남이 쓰던 물건이 찜찜하다”는 중고 거래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최근 MZ세대들은 “희소성이 있는 상품을 구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오히려 중고 물품이 ‘프리미엄’이 붙어 오히려 비싸게 거래되는 등 하나의 투자 전략이 되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전체 역직구 매출 가운데 40%가 중고·리퍼비시(반품 제품)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K팝 등 K콘텐츠의 인기로 굿즈와 뷰티 상품이 잘나가면서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 딜리버드코리아의 경우 지난 2021년 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K콘텐츠 상품 카테고리를 키운 결과 2023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무려 48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K굿즈 스타트업 ‘메이크스타’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메이크스타의 2019년 매출은 약 4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아이돌의 얼굴 등이 박힌 ‘포토카드 앨범’을 판매한 후 479억원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2023년에는 매출이 956억원 기록하며 1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K굿즈 등 중고거래가 해외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개인 뿐 아니라 영세기업에도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이처럼 중고품이 해외로 수출되는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중고거래가 단순 소비를 넘어 온라인 수출 개념으로 확장되는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라인 역직구 수출액은 29억 400만달러(약 4조25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이베이에서는 지난해 한국 신규 판매자 수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고, 이들의 매출도 60% 이상 성장했다.
K콘텐츠 역직구 시장의 가능성은 얼려있으나 한편에서는 정책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품 이중과세’ 문제다. 중고거래의 경우 보통 개인 간 거래다보니 세금계산서나 매입 영수증 등 거래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세금 환급을 받지 못해 중고품을 해외로 수출하더라도 이미 낸 부가가치세를 다시 납부해야 하는 이중과세의 문제가 생긴다.
중고품 수출업자의 경우 ‘영세율(0% 세율)’ 혜택에서도 제외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일반 수출업자는 세율이 0%로 매입세액 전액을 환급받을 수 있으나 중고품 수출의 경우 거래 증빙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8조에 따르면 현재 부가세의제매입 대상은 재활용 폐자원과 중고차에 한정돼있다.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못할 경우 중고품을 팔아도 되레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어 200만원에 구입한 중고 한정판 운동화를 210만원에 판매했을 때 판매자는 이 거래로 10만원을 벌 수 있지만 매입 증빙이 없다면 세금을 약 19만원 부담해야 한다.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이에 중고품의 해외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일부 중고품에 적용되는 영세율 적용 범위를 중고품 수출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중고수출협회 관계자는 “중고품 수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는 소수 품목에만 영세율 적용 받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며 “중고 수출 시장이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세재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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