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하나면 든든하죠”…무조건 사야한다는 이것, 도대체 뭐길래
문일호 기자(ttr15@mk.co.kr)
입력 : 2025.05.03 07:02:27
입력 : 2025.05.03 07:02:27
‘서울머니쇼’ 전문가 4인의
대체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관세전쟁에 달러 신뢰 추락
불확실성 클수록 金 매력적
포트폴리오 5%이상 보유를
GLD ETF에 투자금 몰려
국내 ETF는 ISA로도 가능
달러하락 대비 환헤지 고려
대체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관세전쟁에 달러 신뢰 추락
불확실성 클수록 金 매력적
포트폴리오 5%이상 보유를
GLD ETF에 투자금 몰려
국내 ETF는 ISA로도 가능
달러하락 대비 환헤지 고려

전 세계 중앙은행과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까지 최근 이 자산으로 몰려가고 있다. 경기 침체 와중에도 높은 물가가 유지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서 자신들의 자산을 지켜줄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 자산은 금(金)이다. 오는 8~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머니쇼의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금을 포트폴리오 내에서 최소 5% 이상 담아라”라고 외친다.
서울머니쇼에서 대체자산과 포트폴리오 전문가 4인방은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 본부장,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총괄,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이다. 이들은 최근 흔들리는 미국 주식과 채권, 달러 등 전통자산의 구세주로 ‘금’을 꼽았다.
오건영 단장과 유동원 본부장은 한목소리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전쟁’이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 분산 투자는 필수이며, 그 중심에 금이 있다”고 평가했다.
금은 기축통화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체자산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도 확실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제시됐다.
2025년 들어 분산투자가 화두가 되고 있어 금의 가치는 더욱 높다. 서로 가격이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끼리 묶어야 투자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금값은 전통자산들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오 단장은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다는 점에서 예금은 물론 주식 및 채권과도 상관계수가 낮다”며 “예금 등 안전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금을 5%,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10%는 금으로 채워 투자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병진 부장은 수년 전부터 금과 구리의 시대를 대비해왔다. 그가 몸담고 있는 FICC(Fixed Income·Currency·Commodity)는 외환과 금리 그리고 원자재 등과 관련된 현물과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곳이다. 그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관세정책으로 초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 수단은 금”이라면서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미 국채와 달러를 끌어내리고, 금을 띄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머니쇼에서 황 부장은 9일 ‘인류 최고의 자산 금이 답이다’란 주제로 강연한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대체자산 비중은 10%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 중 5%는 금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은과 구리 등으로 분산하면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도 마음 편하게 투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에 대한 투자 방법은 실물 거래, 한국거래소(KRX) 금 현물계좌와 골드뱅킹(금 통장),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있다. 유 본부장과 오 단장은 거래의 편의성과 유동성, 비용 등을 고려해 ETF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다. 황 부장은 “금 관련 ETF 중에선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GLD가 가장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 이름처럼 GLD에는 많은 투자금이 몰리면서 금 현물 관련 ETF 중 순자산(AUM)이 가장 많고 최근 6개월 기준 순자금 유입 금액에서도 원자재형 ETF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런던 금시장협회가 매일 발표하는 금 현물 가격을 따라간다. 올 들어 GLD는 4월 28일까지 27.6% 올랐다. 미국 우량기업 지수 S&P500이 같은 기간 6% 하락했다. GLD에도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웃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상장 금 관련 ETF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에도 투자할 수 있다. 황 부장은 “금·은·구리 투자 시 국내외 ETF를 활용하는게 세금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며 “앞으로는 환율이 헤지된 ETF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국내 ETF를 찾으려면 ‘골드선물’ ‘금현물’ 등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금 ETF가 나온다. 이 중 ETF 이름 끝에 ‘H’가 붙은 상품은 환율을 현재에 고정시켜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이외에 금을 캐내는 금광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유 본부장은 “광산기업은 개별 기업 투자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황 부장은 구리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미·중 갈등이 이제 최고조를 지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리는 글로벌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닥터 코퍼’로도 불린다.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던 구리값은 점차 회복세다.
그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9000달러가 단기 바닥”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관세에 대한 완화 움직임만 나와도 반등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구리는 도로나 토목 공사 등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나 정보기술(IT)·자동차 등 주요 산업 수요가 늘어날 기미가 있으면 미리 가격이 뛰는 경향이 있다. 다만 구리의 경우 금과 같은 광범위한 투자 수요가 붙기엔 한계가 있어 금보다 많이 담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 황 부장을 비롯한 머니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들은 “구리는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은에 대해선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황 부장은 “금·은 가격 비율이 100배를 넘어 역사적 고점”이라며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저평가된 은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와 달리 오 단장은 은의 저평가엔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1900년대 초 이후 은은 통화로서의 지위는 완전히 잃었다”며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는 요즘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를 달러 대신 금으로 채우려 하고, 이를 간파한 투자자들이 미리 금을 사 모으면서 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의 경우 화폐로서 가치가 거의 없어 금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 본부장은 금 투자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5% 수준이 적당하다는 올해 초 의견을 바꾸지 않고 있다. 금에 대한 각국 정부나 투기 수요의 매수세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일방적인 주장이긴 하나 미·중이 관세 관련해 대화를 시작했고,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며 “추가적인 금값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지는 않았는지 점검할 때”라고 밝혔다. 5%가 넘었다면 일부 차익 실현의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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