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값 계속 오른다…평양냉면 1만5천원은 "싼 편"
필동면옥·을밀대 등 가격 인상…일부 식당 1만7천∼1만8천원냉면 평균 가격 3년새 22% 올라…최저임금에 2천원 보태야 한 그릇외식물가 13개월만에 최대폭 상승…비빔밥·김치찌개·짜장면·김밥 많이 올라
김윤구
입력 : 2025.05.06 06:15:01
입력 : 2025.05.06 06:15:01

[촬영 김윤구]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식당인 서울 중구 필동의 필동면옥.
최근 찾은 필동면옥 벽에 붙은 차림표에는 냉면 가격이 1만5천원으로 적혀 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4천원이었는데 몇 달 전 1천원 올랐다.
필동면옥 관계자는 가격이 올랐다고 하자 "우리 집은 다른 데와 비교하면 싼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 대부분은 가격이 1만5천원 이상이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평양냉면 맛집 을밀대는 물냉면 가격이 1만5천원에서 1만6천원으로 올랐다.
대표 메뉴가 아닌 회냉면은 2만원이다.
을밀대의 한 직원은 "지난 3월에 가격을 올렸다"면서 "물가가 다 오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점심시간에 을밀대에서 줄 서 있던 직장인 심모 씨는 "1만2천원 할 때부터 왔는데 1∼2년마다 가격이 오르는 것 같다"면서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평양냉면을 좋아하니까 온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4명이 냉면 한 그릇씩에 수육(4만5천원)을 같이 먹으면 10만원이 넘는다.
우래옥, 필동면옥 등과 함께 서울의 평양냉면 4대 노포로 꼽히는 을지면옥은 냉면 가격이 1만5천원이 된 지 1년 넘었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2년간 문을 닫았다가 지난해 4월 종로구 낙원동으로 이전해 다시 문을 열면서 가격을 1만3천원에서 2천원 올렸다.
중구 우래옥은 냉면 한 그릇에 1만6천원을 받은 지 벌써 몇 년이 됐다.
송파구 방이동 봉피양도 냉면 가격이 1만6천원이다.
중구 장충동 평양면옥은 냉면이 1만5천원이고 냉면 곱빼기는 2만2천원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십 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들 유명 노포보다 덜 알려진 식당이 오히려 더 비싼 값을 받기도 한다.
오름세가 이어지면 몇 년 뒤에는 냉면값이 2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평양냉면의 신흥 강자라는 평이 나오는 남대문 인근의 한 식당은 이달 초 냉면값을 1천원 올려 1만7천원에 판매한다.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한 북한 음식 전문점에선 평양냉면 가격이 1만8천원이다.
마포구 동교동의 평양냉면 전문점은 일반 냉면은 1만원이지만 '국내산 메밀 100%'를 내세운 냉면은 1만8천원이다.
6일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평양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중도매 가격이 지난 2일 기준 ㎏당 3천285원으로 1년 전보다 9.4% 내렸다.
하지만 냉면 가격이 계속 오름세인 것은 식재료와 에너지 비용, 인건비, 가게 임차료 등의 비용이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간당 최저임금과 냉면 평균 가격은 몇 년 전만 해도 비슷했지만, 냉면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제는 최저임금에 2천원을 더 보태야 냉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짜장면(7천500원)과 칼국수(9천462원) 1인분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1만원이 안 되지만, 냉면은 1만2천115원에 이른다.
올해 최저임금은 2022년(9천160원)보다 9.5% 오른 1만30원이다.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3월 9천962원으로 1만원이 안 됐지만 3년 새 21.6%나 뛰었다.
냉면을 포함한 외식 품목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3.2% 오르며 작년 3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기준 냉면과 비빔밥, 김치찌개 백반, 짜장면은 1년 전보다 각각 5∼6% 올랐으며, 김밥 가격은 8% 상승했다.
삼겹살과 삼계탕, 칼국수는 같은 기간 1∼4% 올랐다.
y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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