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 대체할 ‘트릿지페이’ 등장...글로벌 교역 안정성 높인다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5.05.07 10:17:04
‘글로벌 농식품 교역 플랫폼’ 트릿지
도이치뱅크와 제휴 ‘트릿지페이’ 도입
신용장·은행송금 거래 안전하게 대체
선진국-신흥국간 교역대금 결제때 인기




글로벌 농식품 교역 플랫폼 기업인 트릿지가 신용장 거래를 대체할 수 있는 ‘트릿지페이’ 서비스를 본격 개시해 무역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신흥국 기업이나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은 신용장 개설도 어렵고, 신용장 개설 절차도 복잡한 반면 트릿지페이를 이용하면 어떤 기업이라도 안전하게 교역 대금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과 신흥국 간 B2B 무역 거래 때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주로 신용장(L/C) 거래가 활용됐지만 이제는 트릿지페이가 보다 간편하게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트릿지페이는 이미 실제 교역에서 큰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호주기업인 카페디아는 가나에서 커피 원두를 수입하면서 트릿지페이를 활용함으로써 거래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대만 식품회사인 루호프 인터내셔널은 인도에서 냉동 채소를 수입할 때 선금 지급에 따른 위험을 트릿지페이로 회피할 수 있었다. 라이차오위 루호프 인터내셔널 대표는 “기존 신용장을 통한 거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해 힘들었지만 트릿지페이를 활용하니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트릿지페이의 에스크로 보호기능은 국경간 거래에 최적화돼 있는 데다 수수료가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라이 대표가 언급한 에스크로(Escrow) 기능은 거래 당사자들 사이에서 자산을 안전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제3자가 중간에서 자금을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제3자가 중립적인 위치에서 거래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양측 모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어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아진다. 트릿지는 이 서비스 도입을 위해 도이치뱅크와 손을 잡았다. 수입업체가 선납한 거래대금을 도이치뱅크 홍콩이 제공·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수출업체가 선적(Shipment) 완료를 증명하는 선하증권(B/L)을 제출하면 수입업체가 이를 확인한 뒤 대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수입사와 수출사 모두에게 공정하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신호식 트릿지 대표는 “최근 트릿지페이를 활용한 거래 내역을 분석해보니 신용장 사용이 쉽지 않은 신흥국 소재 기업들과의 거래와 아직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양자간 거래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신흥국과 중소기업이 겪는 무역 거래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하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트릿지는 트릿지페이 확산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마카다미아 교역 플랫폼인 MSM과 공동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마카다미아 교역은 거래금액이 컨테이너당 약 3억원에 달하는 데도 불구하고 주로 은행 송금이 활용됨에 따라 수입업체는 상품을 받지 못할 위험을, 수출업체는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트릿지페이를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제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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