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기리더십 약화 전망…"함께하되 의존하지 않는 정책 주목"
한국연구재단 '트럼프 행정부 과기정책 분석 및 대응방안 모색' 보고서
조승한
입력 : 2025.05.06 07:00:05
입력 : 2025.05.06 07:00:05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과 함께하지만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정책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6일 한국연구재단은 이런 내용의 '트럼프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분석 및 대응 방안 모색'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2기 초반의 과학기술정책은 급격한 예산 삭감과 우선순위 변경,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국립과학재단(NSF), 국립보건원(NIH) 등 연방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줄이고 과학 관련 인력을 감축하면서 기후변화와 공중보건, 다양성을 배제하고 대신 첨단분야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며 국제경쟁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연구비 삭감과 반과학적 행보는 미국의 연구 환경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려 두뇌 유출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유럽, 캐나다, 아시아 국가들의 인재 확보 기회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반면 미국 우선 기조하에 적극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에너지, 우주, 국방 등 일부 분야는 단기적으로 리더십이 공고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국은 미국과 함께하지만,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정책 방향성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중국은 과학기술 자립과 내부 혁신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미국 의존성 축소와 공조 유지 사이 균형을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의 학술 및 연구기관도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협력망 유지, 핵심 기술 선택과 집중 등 '미국발 외풍'에 견딜 수 있는 강건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과학계와 정부가 긴밀히 소통해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한국의 R&D 환경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재단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R&D 환경 전반에 미칠 영향 및 국내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 조치가 수출 감소와 기업 실적 악화로 정부와 민간 R&D 투자 여력 모두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또 원자재와 연구 기자재의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 연구기관의 조달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현미경, 실험용 유리 기구, 컴퓨터 칩 등이 최대 54%까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 상황이라 연구 활동이 더 위축될 수 있어 협력을 진행 중인 다른 국가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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