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문으로 타라고?" 제주 국내 첫 섬식정류장·양문버스 혼란

제주도 "시행 초기 불편 해소 주력" 안내요원 50여명 배치
전지혜

입력 : 2025.05.09 15:09:21 I 수정 : 2025.05.09 15:46:57


정식 개통한 제주 '섬식정류장'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의 서광로 구간이 9일 개통됐다.사진은 이날 오전 광양사거리 인근 섬식정류장의 모습.2025.5.9 jihopark@yna.co.kr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왼쪽 문으로 타라고요?" "여기는 왜 버스 안 서요?"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섬식정류장이 개통되고 양문형 버스가 다니기 시작한 9일 버스 이용 환경이 달라지면서 이용객들이 혼란을 겪었다.

제주도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고급화 사업 일환으로 제주시 서광로(광양로터리∼도령마루) 3.1㎞ 구간에 조성한 '섬식정류장' 6곳을 이날 오전 6시 개통하고 양문형 저상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섬식 정류장은 도로 중앙에 만들어진 섬 같은 양방향 통합 정류장이며, 양문형 버스는 기존 버스와 같은 오른쪽에 있는 문 2개 이외에 왼쪽 가운데에도 문이 있다.

섬식정류장에서는 오가는 양방향에서 버스 운전석이 있는 버스 왼쪽의 가운데 문으로 버스에 타고 내리게 된다.

섬식정류장이 아닌 정류장에서는 기존 처럼 오른쪽 문으로 타고 내린다.

섬식 정류장 조성으로 기존 양방향 인도 가로변에 있던 정류장 17곳 중 9곳은 폐지됐고 나머지 8곳은 유지됐다.

섬식 정류장을 오가는 버스는 300번·400번대 노선(22개 노선)이며, 시외를 운행하는 100번대(급행), 200번대 버스와 도심급행버스(301번)는 기존 가로변 정류장을 이용한다.

제주 '섬식정류장' 정식 개통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사업' 서광로 구간이 9일 본격 개통됐다.사진은 이날 오전 제주버스터미널 앞 섬식정류장의 모습.2025.5.9 atoz@yna.co.kr

그동안 본 적 없는 형태의 정류장과 버스 운영으로 혼란을 겪는 이용자들도 많았다.

고령의 한 승객은 왼쪽 문으로 탑승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버스차로로 내려가 기존처럼 버스 오른쪽 문을 향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존 정류장이 철거되지 않고 남아있다 보니 원래 탑승하던 기존 정류장으로 갔다가 안내에 따라 섬식정류장으로 이동하는 이용객들도 많았다.

40대 A씨는 "버스 이용이 어려워졌다"며 "섬식정류장 안에서도 방향이 헷갈려서 적응될 때까지는 정신 잘 차리고 타야겠다"고 말했다.

섬식정류장 안에서도 300번대 버스와 400번대 버스의 승강장이 구분돼있어 우왕좌왕 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70대 B씨는 "갑자기 이렇게 바꾸니 너무 헷갈리고 불편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류장에 배치된 안내요원들은 '000번 버스 어디서 타요?' 등 이어지는 질문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버스 안에는 지하철처럼 2개 문 중 열리는 문의 방향이 '내리실 문' 문구와 함께 화살표로 표시되고, 문 위에 초록색 불도 들어와 승객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도왔다.

다만 문 하나로 승하차가 모두 이뤄지다 보니 이용객이 많을 때는 내리는 승객과 타려는 승객이 엉키기도 했다.

문이 하나 더 생기면서 좌석이 다소 줄어든 점도 눈에 띄었다.

제주 '섬식정류장' 정식 개통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사업' 서광로 구간이 9일 본격 개통됐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광로 구간을 다니는 양문형 버스 내부 모습.2025.5.9 atoz@yna.co.kr

정류장 시설에 대해서는 '깔끔하게 잘해놨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다' 등 만족한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섬식정류장 내 쉼터에는 온열의자, 냉난방기, 공기청정기, 버스정보안내기, 휴대전화 충전장치, 와이파이 등이 마련됐다.

승하차 장소인 개방형 공간에는 승객 안전을 위한 폐쇄회로(CC)TV도 설치됐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김태완 도 교통항공국장은 "섬식정류장과 기존 가로변 정류장에 안내요원을 50여명 배치해 안내를 하고 있다"며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섬식정류장 도입으로 인도폭 축소와 가로수 이식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고 안전한 환승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버스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정시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순차적으로 제주시 동광로(광양로터리∼제주박물관) 2.1㎞ 구간과 도령로(연동 입구∼노형오거리) 2.1㎞, 노형로(노형오거리∼도로교통공단) 3.3㎞, 구간에도 섬식 정류장을 조성해 양방향 버스가 다니도록 할 방침이다.

양문형 버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171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 '섬식정류장' 정식 개통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을 도입한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사업' 서광로 구간이 9일 본격 개통됐다.사진은 이날 오전 제주버스터미널 앞 섬식정류장의 모습.2025.5.9 atoz@yna.co.kr

atoz@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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