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브라질도 조류AI에 울상...검역본부, 철새 통한 유입 위험성 연구 착수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5.19 16:09:04
야생조류 이동 경로·감염 패턴 정밀 분석


[자료=연합뉴스 제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세계 곳곳에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철새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경로 분석에 본격 착수했다.

닭고기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HPAI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국제적 감염경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16일 ‘2025~2026년 야생조류에 의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위험성 분석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주요 전파 매개체인 야생조류, 특히 철새의 HPAI 감염 여부와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함으로써 향후 방역 대책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검역본부는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HPAI가 지속 발생 중인 상황으로, 올해 역시 국내 유입 가능성이 크다”며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 야생조류의 행동권과 서식지 이용 실태 등 패턴을 정밀히 분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위치추적 장치를 철새에 부착해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정책 설계에 반영할 방침이다.

앞서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HPAI 발생 사실을 공식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브라질산 닭 수입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한·브라질 간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HPAI 발생일로부터 28일간 추가 발생이 없을 경우 브라질 측이 수입 재개를 요청할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브라질산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기준 닭고기 부분육 수입량 18만4600t 가운데 85.6%에 해당하는 15만8100t이 브라질산이었다. 수입 차질이 장기화되면 국내 공급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 역시 고병원성 AI의 상시 위험지대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2024~2025년 동절기 동안 전국 가금농장에서 총 35건의 HPAI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살처분 규모는 932만 마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85만 마리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HPAI는 대체로 철새를 통해 야생조류에 전파된 후, 다시 가금농장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보인다. 실제로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HPAI 건수는 지난해 19건에서 올해 38건으로 두 배 늘어난 상황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정밀한 이동경로와 감염 패턴 분석을 통해 가금농장에 대한 선제적 방역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방역 정책 설계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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