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산 품은 사모펀드 나홀로 미소

남준우 기자(nam.joonwoo@mk.co.kr)

입력 : 2025.05.21 17:42:44 I 수정 : 2025.05.21 19:36:49
트럼프 수혜에 실적 대폭 개선
제이앤PE 현대힘스 매각 나서
방산업체 엠앤씨도 엑싯 거론
유통투자 사모펀드는 가시밭길






조선과 방산기업을 품은 사모펀드(PEF)가 투자금을 회수(Exit·엑시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현대힘스·엠앤씨솔루션 등이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조선과 방산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호황으로 평가받고 있는 산업군이다. 유통·금융 섹터 등에서 엑시트 난항을 겪고 있는 다른 사모펀드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힘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제이앤PE)는 최근 경영권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단계를 진행 중이다. 매각주관사로는 국내 증권사 한 곳이 유력하다.

매각 대상은 제이앤PE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힘스 지분 52.88%다. 최근 현대힘스 시가총액이 약 6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3000억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힘스는 한때 HD현대 계열사였다. 선박을 여러 구획으로 나눈 단위인 선박 블록을 전문으로 제조한다. 지난 1월 26일 제이앤PE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에 대한 1년간의 보호예수 기간이 풀린 이후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와중에 본격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최근 실적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 역대 최대인 매출 2231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 583억원과 영업이익 72억원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날개를 달았다. 미국에서 중국이 해양패권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저지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조선기업에 발주를 넣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인도 기준 수주잔액은 1372억5800만달러(약 192조2847억원)로 집계됐다.

방산업종도 관심이 쏠리는 분야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군사력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 이는 동맹국들에 군비 증강 압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7개 방산기업 수주액이 올 1분기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사모펀드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최대주주인 코스피 상장사 엠앤씨솔루션 역시 탄력을 받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매출 2231억원과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엠앤씨솔루션 지분 73.78%는 올 12월 보호예수가 종료된다. 이 기간이 끝나는 대로 본격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컨소시엄도 현재 매각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내 사모펀드들이 엑시트하기 힘든 상황과는 정반대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몇 년간 유통업 침체가 지속된 탓에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JKL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손해보험 또한 후순위채 콜옵션(조기 상환 청구권) 행사 논란 속에 매각을 위한 동력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남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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