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임대' 재건축 갈등에…서울시 '소셜믹스 유연화' 검토
오세훈 "소셜믹스 철학 지키되 조합과 윈윈 방안" 검토 지시임대·분양 분리 추첨한 구마을 재건축 단지엔 20억원 페널티
윤보람
입력 : 2025.05.27 20:00:34
입력 : 2025.05.27 20:00:34

[연합뉴스 자료사진] ※ 기사와 관련 없음.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소셜믹스(분양·임대 혼합 주택) 정책과 관련해 유연한 제도 적용을 검토할 것을 내부적으로 지시했다.
임대주택 배치를 놓고 재건축 단지들과의 갈등이 속출하며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원칙론'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소셜믹스의 본질적 철학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임대주택 수를 늘릴 수 있게 다양한 제도 운영 방법을 검토해보라'는 취지로 제도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소셜믹스는 단지 내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고루 섞어 입주민 간 차별을 없애는 정책을 말한다.
임대주택을 모든 동에 균등 배치하는 큰 원칙은 유지하되, 조합 반발 등으로 인해 한강 인접 동에 임대주택을 넣지 못할 경우에는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거나 추가 기부채납을 허용하는 식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시 관계자는 "한강 전망 임대주택 배치 문제로 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고 공급 자체가 안 되면 결과적으로 공동의 손실이 되니 이런 일을 방지하도록 조합과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조합·임대 구분 없는 추첨 동호수 배치, 임대주택에도 한강 조망권 확보와 같은 소셜믹스 정책을 펴왔다.
이로 인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와 여의도 공작아파트 등에서는 재산권 침해라는 반발과 함께 실거주 수요자와 조합 간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단지에서 소셜믹스 관련한 갈등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사업 자체가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자, 서울시가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동시에 정책을 유연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가 실제로 소셜믹스 대신 추가 기부채납을 받은 사례도 최근 나왔다.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의 동·호수 추첨을 별도로 진행해 사실상 임대와 일반분양을 분리했다.
소셜믹스 원칙을 어긴 것인데, 서울시는 이를 수용하되 감정평가를 거쳐 조합에 20억원의 현금 기부채납을 하는 식의 벌금을 부과했다.
시 관계자는 "강남구에 임대·분양주택 전체 공개추첨을 지침으로 내려보냈음에도 구청이 이를 관리처분계획인가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사후에 인지했으나 추첨이 이미 완료돼 무효로 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징벌적 성격의 부당이익금을 부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유사한 사태가 없도록 올해 3월부터 매월 수시로 자치구와의 사전협의를 통해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공개추첨 계획 수립, 일반분양승인 전 공개추첨 여부 등 확인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공개추첨 위반 처벌조항 신설 등 법령 개정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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