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9일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p 내린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된 만큼 향후 금리 인하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인하로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 금융 상황 등에 따라 인하 폭과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은은 금리 인하 외에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크게 낮췄다. 지난 2월 전망치인 1.5%에서 0.7%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별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가계부채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경계감이 크지만,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 금리 인하로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현재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나머지 2명은 2.50%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의견에 대해서도 추가로 설명했다.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의견을 낸 위원들은 “현재 경기가 나빠진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를 점검하며 추가 인하로 경기를 진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을 더 크게 본 위원들은 “한미 금리차, 미국 관세정책 변화, 수도권 부동산 가격 변화 등을 비롯해 새 정부 정책을 점검부터 해야 한다”며 “이후 방향성이 조금 더 정해진 뒤 금리를 인하하는 게 더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러한 의견은 3개월 이내에 금리를 인하하겠다거나 동결하겠다는 건 아니고, 조건부이며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금리를 대폭 내렸을 때의 우려사항도 전했다. 그는 ‘빅컷(0.50%p 인하)을 단행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선 “유동성 상황이 긴축이 아니다 보니 (금리를 대폭 내렸을 때) 자산가격을 더 올릴 가능성을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이 기업의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다는 자산 가격 상승으로 흐르는 걸 코로나19 때도 경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총재는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 성장률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 상황을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리를 낮추기로 한 금통위원 4명도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영향을 보면서 결정하자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금리정책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을 자극하는 등의 유도성 공급 문제 등에 대해 공감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