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파생시장 문 활짝…외인 반기는 코스피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6.09 17:51:08 I 수정 : 2025.06.09 19:49:12
KRX 자체 거래로 간편하게
코스피200 야간선물 적극활용
FOMC 등 이슈 실시간 대응
야간 국채선물도 새로 도입
증권사 수수료 수입늘어 반색






9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1.55% 끌어올려 2900선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야간 파생거래 시장까지 개장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유럽 개장 시간인 한국 밤 시간에 선물거래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헤지가 가능하면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9일 오후부터 야간 파생상품 시장을 개장하면서 국내 상장 파생상품 야간거래를 기존 Eurex 연계 방식에서 KRX 자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또한 3년국채선물, 10년국채선물 등 새로 거래 가능한 상품을 추가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파생상품 야간 시장이 열리면서 투자자들은 밤 시간에 일어난 미국·유럽 뉴스에 보다 쉽게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파생상품 야간 시장이 열리는 시간은 미국증시(오후 10시 30분~익일 오전 5시)와 거의 중복된다.

국채선물도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한국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에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과거엔 코스피200선물을 야간에 거래하려면 별도 계좌를 개설해 Eurex 회원사를 통해서만 가능했는데 이젠 KRX 회원사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현물 투자를 할 때 헤지 수단으로 선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비용은 줄어 국내 증시의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밤 시간 미국·유럽에서 나온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야간 파생상품의 거래가 늘어나면 다음날 낮 시간대 국내 현·선물 시장의 글로벌 증시와 연계성도 커지게 된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연계성이 커지면 그 중요도 역시 비례적으로 커지게 된다"면서 "MSCI 신흥국 내 4등 국가로 전락한 한국 증시 재도약의 실마리를 야간 파생 시장 활성화 여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스피200지수는 선진 시장, 신흥 시장 모두 연계성이 높아 해외 투자자들이 코스피200야간선물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파생상품 시장 진입이 용이해짐에 따라 코스피200을 유럽과 미국의 동일 시간대에 아시아 금융 시장의 프록시(Proxy)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부산에서 열린 야간 파생상품 시장 개장식에서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 기대되며 해외 투자 수요의 국내 유입에 따른 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야간 파생 시장 개설로 인해 증권주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이날 "주식시장 활성화 등에 따른 '이재명 풋'과 더불어 증권주를 사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며 "한국거래소의 야간 파생거래 수수료가 늘어나면 증권사의 현금 배당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국거래소 야간 파생거래가 활성화돼 총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한국거래소의 주요 주주인 중대형 증권사들의 수취 배당수익이 늘어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 지분율이 높은 상위 증권사는 KB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김제림 기자 / 정재원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09 20:18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