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유출 막아라"…제약바이오업계 보안 강화 총력전

HK이노엔, 휴대전화 카메라 제어 정책 12일부터 시범 실시삼성바이오, 보안용지·문서감응기 도입…LG화학, 사외 클라우드 접속 권한 강화
최현석

입력 : 2025.06.15 06:00:03


기술유출 (PG)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핵심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 강화에 총력전을 필치고 있다.

최근 첨단기술 유출 피해가 급증하자 신약, 플랫폼 기술 등 관련 핵심 기술이 경쟁사나 중국 등 외국에 넘어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노력이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195940]은 지난 12일부터 판교 제2테크노밸리 내 연구개발(R&D) 플랫폼인 'HK이노엔 스퀘어'에 상주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카메라 제어 정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HK이노엔 스퀘어 상주 임직원은 휴대전화에 사내 촬영을 금지할 수 있는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거나 휴대전화 카메라에 보안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HK이노엔 스퀘어를 방문하는 외부인에게는 보안스티커 부착을 안내한다.

제30호 국산신약 '케이캡'을 이을 신약 개발을 위한 HK이노엔 스퀘어는 핵심 연구개발 인력 등 450여 명이 집결한 혁신형 융복합 연구시설로, 신약 연구소를 포함한 R&D 조직과 신약 사업개발·기술계약 관련 부서가 배치돼 있다.

HK이노엔은 일부 임직원이 보안 앱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것을 고려해 임직원 설명회와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통해 카메라 제어 정책을 안내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최근 보안용지 도입 및 문서감응기 구축을 완료해 문서 출력과 유통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보안 환경을 마련했다.

보안용지는 용지에 특수재료를 포함해 외부로 나갈 때 문서 감응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용지다.

또, 올해부터 사내 정보보호 규정 및 지침을 개정해 비밀 유지 계약서 미작성자들은 사외에서 기밀성 높은 시스템 접근을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LG화학[051910]은 외부 메일 전송 시 상위자 통보, 문서 보안 등급 적용 등 보안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사외 클라우드 접속 시 상위자 사전 결재 의무화를 통해 영업비밀과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인 메디톡스[086900]는 균주 시설에 일반 직원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보호 기술인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등 첨단 보안 설루션을 통해 정보 유출 방지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광교 R&D센터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서울사무소)가 회사 기밀정보 보호 국제표준 인증 'ISO 27001(정보보호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사후 인증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ISO 27701(개인정보보호경영시스템)' 인증 획득을 준비 중이다.

휴젤[145020]은 2020년 보안시스템 정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ISO 27001'을 획득했다.

휴젤은 사옥과 주요 시설 출입을 통제하거나 임직원 대상 보안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정기적 감사와 보안 위험성 평가를 통해 정보 보호 체계를 계속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대웅제약[069620]은 2022년 제약업계 최초로 'ISO 27001'과 'ISO 27701'을 획득한 이후 매해 사후 심사를 통해 보안 체계 유효성을 검증받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보안을 강화하는 것은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 등을 위한 것이다.

신약 개발은 평균 10~15년이 소요되는 고위험·고비용 분야여서 핵심 물질과 핵심 기술 유출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최근 신약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종업계 간 이직, 내부 문서 촬영·반출 등 행위로 기술·영업기밀 유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신약 관련 기술과 해외 계약 관련 영업기밀 자료 등 중요 정보 자산의 유출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높아졌다.

2000년 이후 5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에 따른 피해액은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 도용 의혹을 놓고 국내외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오랜 기간, 큰 비용을 투자한 뒤 결실을 보기도 전에 타 기업이나 타 국가에 유출될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다"며 "핵심기술과 물질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만큼 선제적으로 정보 보안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HK이노엔 스퀘어
[HK이노엔 제공]

harriso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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