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걸림돌] 한컴인스페이스, 차입금 만기 도래하는 데…FI 눈치보랴 '진땀'
입력 : 2025.06.23 10:47:00
제목 : [IPO걸림돌] 한컴인스페이스, 차입금 만기 도래하는 데…FI 눈치보랴 '진땀'

김연수 한글과컴퓨터그룹 대표.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한글과컴퓨터(030520)그룹 계열사인 우주기술기업 한컴인스페이스가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복합 데이터 융합 분석과 관련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상장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기업설명회(IR) 활동 및 기관 대상 설명회 등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항공우주 산업 분야 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위성, 드론, 지상 카메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 위성 '세종 1호'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독자적인 우주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 2020년 한컴그룹에 편입됐다. 여기에는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의 딸 김연수 대표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대표는 자신의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회사 '다토즈'를 통해 한컴인스페이스 인수에 참여했다. 지난 2021년 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김 대표가 첫 신사업으로 낙점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 단기차입금 돌려막기…일시적 유동성 해소 '급급'
우주 산업은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주로 이뤄져 왔지만 최근 민간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우주 산업과 디지털 산업의 융합은 광학 지구 영상 및 통신 신호 등을 포함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은 2024년 1933억 달러(한화 약 260조원)에서 오는 2029년까지 2972억 달러(한화 약 40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우주 기업들의 주가 모멘텀에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자체적으로 초소형위성 등 하드웨어도 제작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은 플랫폼 '인스테이션'을 통해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정부기관 등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발사체 및 인공위성 제조 등 우주 산업의 업스트림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위성 서비스 및 지상 시스템 등 다운스트림으로 이어질 전망이나 현재로써는 업스트림 관련 종목 수혜가 더 명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주·항공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다. 기술특례상장은 일반기업 상장 기준과 다르게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시가총액 90억원 이상만 충족하면 된다. 다만, 최근 기술특례기업의 부실상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재무구조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졌다는 분위기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지난해 자본 49억원, 부채 161억원, 자산 209억원으로 상장 조건에는 부합한다. 2023년에는 자본 -39억원, 부채 284억원, 자산 246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1년 만에 자본 10억원 이상을 넘기면서 상장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지난해 신주인수권 행사와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통해 자본잉여금을 35억원에서 239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우선주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부채 역시 2023년 284억원에서 161억원으로 감소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전환우선주부채를 제외한 2023년 부채는 101억원으로, 이와 비교했을 때는 차입금이 오히려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이 76억원에서 111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111억원은 단기차입금 67억원과 유동성 장기차입금 44억원으로 구성됐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만기가 1년 이내로 다가온 장기차입금을 말하며, 이는 비유동부채에서 유동부채로 계정을 전환해야 한다. IPO 과정에서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데 유동부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이 증가하면 기업이 단기간에 상환해야 할 빚이 많아지면서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
NICE신용평가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과도하거나, 장기차입금 만기가 특정시기에 집중돼 있는 경우 금융환경이 악화될 때 차입위험이 상승한다"며 "일반적으로 자금상황이 악화되어가는 기업의 자금조달경로를 살펴보면 장기차입금 조달비중이 감소하면서 단기차입금 조달비중이 상승한다"고 말했다.
◆ 재무적 투자자 눈치보기 급급…회사 IPO 사활 걸어야
재무구조의 불안전성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컴인스페이스가 급하게 상장을 해야하는 것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 때문이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주주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케이프제1호우주항공기술투자조합(35.97%), 한글과컴퓨터(20.79%),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이사(19.2%), 한컴위드(6.9%), 글로벌우주항공디스커버리신기술투자조합(6.72%)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컴은 지난 2023년 10월 한컴인스페이스 FI와 동반매도청구권, 동반매도참여권,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한컴인스페이스가 오는 2026년 11월 1일까지 상장하거나 2026년 5월 1일까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FI는 투자원금에 내부수익률 8%를 더한 금액으로 한컴인스페이스 주식을 팔 수 있다.
다만, 풋옵션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컴이 주식양수도거래를 종결하지 못하면 한컴이 보유하고 있는 한컴인스페이스 주식과 FI가 보유한 주식을 함께 매각할 수 있다. 풋옵션과 동반매도청구 및 참여권은 FI가 성공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악용될 경우에는 한컴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거나 재무 구조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김근화 기자 srmsg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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