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시장 포화 … 중견 기업서 기회"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6.24 17:41:51
데이비드 앤드루스 그리폰인베스터스 공동대표 인터뷰
미들마켓서 초과수익 창출
딜·운영 조직 통합해 효율화
추가 인수 넘어 기업성장 도모








"메가마켓은 인수·합병(M&A) 가격과 이자율 영향 측면에서 잔인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아시아와 중동 지역 투자자를 중심으로 미들마켓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데이비드 앤드루스 그리폰인베스터스 창업자 겸 공동대표(CEO·매니징디렉터)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미들마켓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투자자들은 진정한 알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앤드루스 공동대표가 공동창업자와 함께 1995년 설립한 그리폰은 1억~10억달러 규모 미들마켓 M&A에 집중하는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현재 펀드출자자(LP)로 국내 기관투자자 3곳도 확보했다. 내년 서울사무소 개소를 예고하며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운용자산은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웃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형 M&A에서 초과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PEF 초창기에는 부채를 활용한 금융 전략으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었지만, 국내외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그 효과가 줄고 있다는 것이 그리폰의 진단이다.

그리폰은 미국 PEF업계에서 최초로 운영(오퍼레이션) 그룹을 내재화했다. △비즈니스 서비스 △소비자 제품·서비스 △헬스케어 △산업 성장 △소프트웨어 △기술 솔루션·서비스 등 6개 산업군별 전문 조직은 딜 파트너와 오퍼레이션 파트너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으며 모두 캐리 인센티브 구조를 공유한다.

운영 그룹은 3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4분의 1은 전직 CEO 또는 사업부 총괄로 채워져 있다. 산업심리학자와 인사(HR), 재무 전문가들도 포진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동대표는 "운영 그룹이 '2등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고 딜 팀과 통합된 구조"라며 "단순히 애드온(add-on·유사 기업 인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기업의 유기적 성장과 운영 효율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형화한 PEF가 관료화하면서 LP마다 고유한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가 촉발한 '유동성 파티'가 끝나자 LP들은 미실현 가치 평가를 넘어 현금 환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폰은 지난 2년간 7건의 매각을 성사시키며 현금 회수에 집중했다. 그 결과 그리폰은 최근 5개 펀드 가운데 4개가 동종 업계 납입자본 대비 분배금(DPIC) 상위 25% 안에 들었다.

그리폰은 2008년 이후 신규 플랫폼(투자처)에서 단 1건의 손실도 발생시키지 않았다. 그 비결로 가격 결정력이 있는 우량 기업과 불황에 강한 기업을 선별해 인수하는 점을 꼽았다.

앤드루스 공동대표는 "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상위 3위권 내 기업만 인수한다"며 "금융위기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이익이 최저점까지 20% 이상 하락하지 않는 기업이 경기 침체 저항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그는 3년간 이어지고 있는 M&A 시장 침체가 배당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PEF업계가 순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M&A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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