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호황에…사모펀드 함박웃음

남준우 기자(nam.joonwoo@mk.co.kr)

입력 : 2025.06.24 17:58:33 I 수정 : 2025.06.24 20:25:20
KHI그룹 3년전 대한조선 인수
업황 호조에 실적 좋아져
IPO 추진후 공모절차 돌입
제이앤, 현대힘스 본격 매각
보유지분 시세만 3700억 달해






국내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사모투자펀드(PEF)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조 단위 몸값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대한조선의 경우 KHI그룹이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PEF가 주요 주주인 일부 조선사도 인수·합병(M&A)시장에 등판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대한조선의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2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대한조선은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게 된다.

1987년 설립된 대한조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기업인 대주건설의 파산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도 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이후 2022년 KHI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했다. KHI그룹은 김광호 전 모나리자 회장이 설립한 투자회사다.

KHI그룹은 당시 한투 PE, SG PE 등 PEF 운용사들과 컨소시엄을 맺어 2000억원을 투입해 대한조선을 인수했다. KHI그룹은 이때 700억원을 투자했다. 한투 PE와 SG PE는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CB)를 안다H자산운용에 1600억원에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번 IPO에서는 KHI그룹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공모 주식 1000만주 가운데 KHI그룹 지분 구주매출 물량이 200만주다. 대한조선 몸값이 1조원으로 평가받는 만큼 상당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확대됨과 동시에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 FI들의 투자금 회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HJ중공업 지분 일부를 장내에서 매도하기도 했다. HJ중공업은 1937년 설립된 한진중공업이 모태로 군함, 특수선, 상선 등을 제작한다.

동부건설, NH PE, 오퍼스 PE 등이 맺은 컨소시엄은 2021년 3257억원을 투자해 HJ중공업 지분 66.85%를 인수했다. 당시 주당 인수가격은 5851원이다. 장내 매도를 통해 이들은 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했다.

수익률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까지 3000원 수준이었던 HJ중공업 주가는 최근 7000~9000원에 형성돼 있다. 인수 당시와 비교했을 때 두 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제이앤 PE가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현대힘스의 경우 현재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매도자 측은 NH투자증권, 삼일회계법인 등을 각각 매각주관사와 회계자문사로 선정했다. 최근 현대힘스 시가총액은 약 7000억원이다.

주식 52.88%를 보유한 제이앤 PE 지분 시세는 3700억원 정도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치면 매각가는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곧 매각주관사를 통해 국내외 다수 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낼 예정이다.

[남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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