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오산=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이웃사촌인 경기 오산시와 화성시가 물류센터 건립, 하수 위탁처리 및 비용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29일 두 지자체에 따르면 오산시는 한 민간업체가 시와 인접한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축구장 73개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자 "오산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이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산시는 "화성시도 오산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건립 허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지난 19일 동탄 물류센터 건립계획 철회 요구하는 이권재 오산시장 [오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권재 오산시장은 지난 19일 주민단체 등과 함께 화성시 동탄호수원공에서 물류센터 건립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물류센터는 화성시 장지동에 지하 7층·지상 20층, 건축 연면적 51만 7천969㎡ 규모로 조성이 추진 중이며, 현재 경기도에서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받고 있다.
오산시는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이 일대의 하루 교통량이 2027년 1만 5천여대에 달해 오산은 물론 동탄1·2신도시 등 인근 지역의 극심한 교통혼잡을 우려한다.
오산시의 이런 요구에 대해 조승현 화성시 대변인은 "화성시청 공직자들은 동탄신도시 유통3부지(물류센터 건립 추진지 포함) 개발에 있어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현명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산시가 협력적 태도를 갖길 바라며, 오산시장 또한 정치 행위가 아니라 행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산시는 현재 제2하수종말처리장(1일 처리용량 6만4천t)에서 동탄2신도시 남부지역 하수를 1일 3만6천600여t씩 받아 처리하고 있다.
이 처리시설 조성에는 동탄신도시 조성사업 시행사인 LH가 54%의 비용을 부담했다.
동탄1신도시와 2신도시 북부지역 하수는 화성시가 자체 처리하고 있다.
대신 화성시는 오산시 생활폐기물을 1일 70t 이내에서 받아 화성폐기물처리시설에서 위탁 처리하고 있다.
화성시청 [화성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관련 오산시는 "우리 시도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하수 처리용량이 부족해 화성시에 동탄지역 하수를 2028년 이후 자체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협의에 미온적이다"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오산시는 현재 하수 처리용량 부족으로 세교지구 등 인근 지역 택지개발사업 착공 허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산시는 아울러 현재 협약에 따라 하수 1t당 처리원가(1천92원)에 크게 못 미치는 511원에 불과한 동탄지역 하수 물량 처리비용을 현실화할 것도 화성시에 요구 중이다.
오산시 내부에서는 시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동탄지역 오수 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에 화성시 관계자는 "오산시 관내 개발 수요 발생 등은 이해하나 기존 협약이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2028년 이후 동탄지역 하수를 화성시에서 자체 처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하수처리시설 하나 설치하는데 5~8년이 걸리는 데다가 현재 동탄지역에 마땅한 부지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수 처리비용에 대해서도 "현재 협약서상에 명시된 방식대로 산출해 지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하수 처리비용 문제 등에 대해 두 지자체가 원만한 협의를 해 나가도록 노력할 예정이지만, 만약 오산시가 일방적으로 오수 반입 차단 등을 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