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김치본드' 빗장 푼다 외화유입 유도해 환율방어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6.29 17:36:41 I 수정 : 2025.06.29 20:01:16
해외본사 둔 외국계 금융사 등
국내발행 외화채권 살수있어






한국은행이 국내에서 발행되는 외화표시채권인 이른바 '김치본드'에 대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의 투자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국내 채권 발행을 활성화해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투자 제한 폐지는 2011년 관련 규제가 도입된 이후 14년 만이다.

29일 한국은행은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이 김치본드 발행 자금의 사용 목적과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30일부터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에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들도 외국 회사가 한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을 살 수 있게 된다.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은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외국환업무 등록을 한 외국환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을 가리킨다. 이번 조치는 한은이 정부와 지난해 말 마련한 '외환 수급 개선 방안'의 일환이다. 김치본드가 외화대출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발되자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은 2011년 7월 이후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된 김치본드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외환 수급 불균형이 두드러지면서 규제 완화 필요성이 커지자 김치본드 투자 제한을 해제하기로 한 것이다.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외국 회사가 한국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은은 "이번 조치가 외화 유동성 사정 개선, 원화 약세 압력 완화 등 외환 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는 한편 김치본드 시장 활성화 등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사모 발행 채권은 이번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됐다. 외화대출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데다 투자 허용 시 외화대출 용도제한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환율 급등 리스크를 줄이면 대외 신인도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 2조원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30조원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시장의 긍정적 분위기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지표에서도 감지된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나 기업이 채무불이행에 빠졌을 때 원금을 보장받기 위해 투자자가 지불하는 일종의 보험료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이 해당 국가의 부도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의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26.5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2월 20일(26.0bp) 이후 약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곽은산 기자 /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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